[스타 그때 이런 일이] ‘쓰리랑가족’ 순악질여사 김미화, 1990년 KBS 코미디 대상

입력 2015-12-28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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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 12월 28일

해마다 이맘때면 지상파 방송사는 물론 케이블 등 다양한 방송채널이 잔칫상을 마련한다. 한 해 동안 방송한 자사의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과 그 출연진에게 상을 주는 연기대상과 연예대상 시상식이다. 공정성 시비와 논란 끝에 이미 폐지된 지 오래된 가수들의 상은 대신 ‘축제’의 명목으로 그해 큰 인기를 모은 가수들을 한 자리에 모아 공연하는 무대를 펼치기도 한다. 올해에는 26일 KBS가 연예대상을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이휘재에게 수여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번 주 다양한 시상의 무대를 펼친다.

그렇다면 1990년대의 문을 연 1990년 연예대상의 영광은 누가 차지했을까. 물론 당시에는 연예대상은 존재하지 않았다. 연예대상이 등장한 것은 2000년대 이후이다. 정통 코미디 혹은 개그프로그램이 맹위를 떨치던 시절이 지나고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이 등장한 시기와 일치한다. 그 이전 KBS의 경우 1987년 이후 코미디 대상을 희극인들을 대상으로 시상했다. MBC는 1994년까지만 해도 방송연기대상을 통해 코미디 부문의 최우수상을 시상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1995년 이경규가 신설된 코미디 연기대상의 첫 수상자가 됐다. SBS는 아직 개국하지 않은 때였다.

1990년 오늘 김미화(사진)가 KBS 코미디 대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그해 2TV ‘쓰리랑가족’과 ‘쇼 비디오자키’의 코너 ‘VJ법정’ 등을 통해 개성 강한 연기를 펼친 성과였다. 특히 ‘쓰리랑가족’은 1987년 이후 ‘쇼 비디오자키’의 동명 인기코너를 1990년 10월 말 일일시트콤으로 새롭게 선보인 무대. 이미 일자 눈썹과 야구방망이로 상징되는 ‘순악질여사’의 면모를 유감없이 펼쳐 보이며 “음메! 기 살어!”라는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남편 역의 김한국과 선보인 호흡도 일품이었다.

그해 MBC는 그 이튿날 주병진에게 방송연기대상 코미디 부문 최우수상을 안겨주었다. MBC가 3월 봄철 프로그램 개편을 통해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MC를 그에게 맡겼고 주병진은 탁월한 달변과 재치 가득한 입담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모았다. 덕분에 MBC는 KBS에 빼앗겼던 코미디 프로그램의 영광을 다시 누리는 기회를 맞기도 했다.

주병진은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진행하며 특히 가수 노사연과 함께 한 ‘취미교실’(훗날 ‘배워봅시다’로 개편)로 웃음을 주었다. 여기에 김병조와 박미선, 최주봉, 이경규 등이 각 코너를 맡아 ‘일요진단’ ‘남자일기’ ‘일요초대석’ 등에 출연했다. 주병진은 건강하고 젠틀한 이미지로 정장 차림이 썩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 여성 시청자의 사랑까지 독차지하며 인기를 모았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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