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브레이크] 리빌딩 새 트렌드…젊은피보다 ‘시스템’

입력 2015-12-3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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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 유재학 감독. 사진제공|KBL

리빌딩 선언 모비스, 여전히 양동근 주축
베테랑 출전 줄이는 타팀과는 다른 행보
유재학 감독 “시스템 세운 후 신인 육성”

‘리빌딩(Rebuilding)’은 재건축이라는 의미 그대로 프로스포츠에선 ‘팀을 재건한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최근 국내 프로스포츠에서도 하위권 팀들에게 매 시즌 들을 수 있는 단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남자프로농구에선 3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모비스가 리빌딩 의지를 드러냈다. 3연패의 주역인 문태영(37), 리카르도 라틀리프(26·이상 삼성)의 이적으로 전력에 차질이 생긴 까닭에 젊은 선수들에게 출전시간을 부여해 이들의 성장을 유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모비스의 행보는 기존 리빌딩 팀들과는 사뭇 다르다. 모비스는 올 시즌에도 25승10패로 1위에 올라있다. 또 유재학(사진) 감독은 여전히 양동근(34)을 35분 이상 경기에 내보내고 있다. 리빌딩 팀들 대부분은 베테랑들의 출전시간을 줄이기 마련이다.

여기엔 유 감독의 철학이 담겨있다. 그는 “어린 선수들을 많이 뛰게 한다고 리빌딩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일단 팀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다.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선수들에게 그에 맞는 역할과 움직임을 줘야 한다”고 밝혔다. 모비스가 좋은 성적을 거두는 와중에도 전준범(24), 김수찬(23) 등 젊은 선수들의 발전을 이끌어낸 원동력이다.

유 감독은 “(양)동근이가 빠지면 팀의 기본적인 움직임과 시스템이 무너진다. 동근이의 역할을 (김)종근이, (김)수찬이에게 맡겼는데 시스템이 다 흐트러지더라. 5분간 시스템이 무너지는 것이 한 시즌 내내 갈 수도 있다. 아주 위험하다. 그동안 해온 것이 다 무너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SK는 올 시즌 12승23패로 8위까지 추락했다. 장기간의 연승 없이는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려운 형편이다. SK 문경은 감독은 “잘못된 부분을 다시 짚고 시스템을 맞춰간다는 생각으로 매 경기에 나선다”고 말했다. 이어 “플레이오프 가능성 낮아지면서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약해지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팀을 운영했다가는 금방 다 망가진다. 지더라도 뭔가 얻어가야 할 것 아닌가. 틀을 다시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시스템을 강조했다. ‘뼈대’ 없이는 팀 재건도 어렵다는 사실을 재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사례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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