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손아섭(오른쪽)이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6년 구단 시무식 도중 손승락과 나란히 앉아 웃고 있다. 사직|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조원우감독 “자율훈련 보장…2차캠프 합류”
롯데 간판타자 손아섭(28)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됐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11일 “15일 출발하는 애리조나 1차 캠프 명단은 다 짰다. 주전급 중에선 손아섭이 가지 못한다”고 밝혔다. 신임 사령탑인 조 감독은 예전부터 “선수를 최대한 많이 봐서 파악하고 싶다. 캠프에는 최대한 많이 데려가겠다”고 말했다. 최소 45명 이상의 선수들이 애리조나로 간다.
그럼에도 핵심선수인 손아섭을 제외시킨 것은 훈련을 감당할 수 없는 몸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손아섭을 괴롭혔던 옆구리 통증이 또 발목을 잡았다. 조 감독은 “(손)아섭이가 ‘프리미어 12’ 대회 직후 훈련소에 입소했다. 결과적으로 치료시기를 놓쳤다”며 안타까워했다.
치료가 늦어졌지만 그렇다고 상태가 아주 나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손아섭의 야구 열정을 조 감독은 믿는다. “한국에 두고 간다고 해서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손아섭 수준의 선수는 내버려둬도 알아서 잘한다”고 덧붙였다. 이미 2011∼2012년 롯데 코치로서 손아섭의 근성을 지켜봤던 조 감독이다. 당시 조 감독의 지도 아래 손아섭은 약점으로 지적 받았던 외야 수비를 개선했다.
손아섭은 부산에 남아 재활군 트레이닝 파트의 관리를 받으며 회복과 훈련을 병행한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일본 가고시마에서 진행될 2차 캠프에 합류한다.
손아섭의 1차 캠프 제외는 조 감독의 원칙과 배려가 모두 읽히는 조치다. 원칙은 ‘훈련을 따라올 수 없는 선수는 이름값을 불문하고 데려가지 않거나 돌려보낸다’는 것이고, 배려는 ‘손아섭 등 주축 선수들은 자신의 페이스에 맞는 자율훈련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조 감독은 “기본만 잘 지키면 나와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