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DA:다] ‘리멤버’, 이제 ‘과잉권력’ 남궁민이 쓰러질 차례

입력 2016-01-14 10:2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권력을 남용하는 남규만이 빨리 꼬꾸라졌으면 좋겠다. 과잉기억증후군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진 서진우처럼.

이토록 울분에 차 드라마를 본 기억이 최근 들어 있었던가.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이하 ‘리멤버’)는 명확한 대립 구조와 갈등 안에 있는 중심 배우들의 호연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우선 진실을 밝히려는 변호사 서진우(유승호)와 진실을 숨길 수 있는 권력자 남규만(남궁민)의 쫓고 쫓기는 구성이 흥미롭다.

13일 ‘리멤버’ 9회는 서진우가 서촌여대생 살인사건 누명을 쓴 아빠 서재혁(전광렬)의 재심 도중 정신을 잃고 쓰러지며 마무리됐다. 과잉기억증후군을 앓던 서진우는 언제부터인가 일부 기억을 잃어버리는 경험을 하곤 했다. 결국 서진우는 기억 상실로부터 온 공황상태를 이겨내지 못하고 법정에서 무릎을 꿇었다.

좌절을 수차례 겪는 서진우와 달리 남규만 사장은 승승장구한다. 절대 권력을 악용한 악인으로서 서진우에게 살인자 누명을 뒤집어씌울 뿐만 아니라 서진우의 유일한 무기였던 일호그룹 비자금 파일마저 빼앗았다. 심지어 분노조절장애로 일반 시민에게까지 폭력을 휘두른다. 이후 남규만은 변호인에게 전화 한 통만 걸면 모든 잘못을 해결할 수 있다.

남규만은 현실 속 권력남용자들을 대표하는 캐릭터로서 ‘리멤버’ 등장인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리멤버’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그러하듯 한 쪽의 우승을 응원하고 싶은 인간의 심리를 제대로 파고들었다.


극 전개뿐만 아니라 서진우와 남규만으로 분한 유승호와 남궁민의 연기력도 ‘리멤버’를 본방사수하게 하는 이유다. 두 남자는 15년 나이차를 극복하고 팽팽한 기싸움을 연출한다.

유승호의 연기 인생은 ‘리멤버’ 전과 후로 나뉜다. 제대 후 처음 지상파 드라마로 대중을 만나는 유승호에게 쏟아지는 관심을 연기력으로 증명해낸 것이다. 유승호는 목소리 톤부터 눈빛까지 서진우로 완벽 변신해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치킨을 달라”고 고집을 부렸던 꼬마 유승호. 그러나 그는 어린 티가 나는 아역 이미지를 벗지 못한다는 평가 속에 꾸준히 성인 배역으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리멤버’는 이 같은 우려 있는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라 더 의미가 있다.


남궁민은 악역을 맡아줘서 감사한 배우다. 2001년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 조연으로 데뷔한 그는 드라마 ‘대박가족’(2002) ‘금쪽같은 내 새끼’(2004) ‘내 마음이 들리니’(2011) ‘구암 허준’(2013) ‘로맨스가 필요해’(2014)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선량하고 부드러운 남자 배우로 이미지를 굳힌 그는 최근 MBC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예능프로그램에까지 등장, 배우로서의 착한 이미지가 진실한 것이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모순되게도 ‘우리 결혼했어요’와 함께 악인 캐릭터를 서서히 연기하기 시작했다. tvN ‘마이 시크릿 호텔’에서 준비 운동을 하더니 지난해 SBS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에선 통증을 느끼지 못하며 살인을 일삼는 소시오패스를 연기하며 크게 주목받았다. 이어 ‘리멤버’에서는 더 독해져 시청자를 경악하게 만든다.

유승호와 남궁민이 갈등할 때마다 ‘리멤버’는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다. 13일 9회 역시 시청률 16.4%로 전 회보다 0.8% 포인트 상승한 수치를 내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냈다.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과잉기억을 앓는 유승호와 과잉권력을 지닌 남궁민의 끝모를 전쟁이 기대된다. 10회는 오는 20일 오후 10시 방송.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SBS·로고스필름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