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문경은 감독-삼성 주희정(오른쪽). 스포츠동아DB
3점 1위는 1669개 문경은 감독 ‘불멸의 기록’
문경은 감독 “주희정, 노력의 결실, 인정받아 마땅해”
삼성의 베테랑 가드 주희정(39)은 지난 13일 SK와의 경기에서 결승 3점포를 성공시키면서 팀에 70-67의 짜릿한 역전승을 안겼다. 이 3점슛으로 주희정은 프로통산 1116개째 3점슛을 성공, 우지원(은퇴)과 공동 2위에 등극하면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 주희정의 3점슛, 더 의미 있는 이유
프로농구 통산 3점슛 성공 1위는 SK 문경은(45) 감독이다. 그는 선수시절 610경기에 출전해 1669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당분간은 깨지기 어려운 ‘불멸의 기록’이다. 문 감독을 필두로 KBL 통산 3점슛 상위 순위에는 우지원, 김병철(오리온 코치·3점슛 1043개), 조상현(오리온 코치·3점슛 1027개), 양경민(은퇴·3점슛 1023개), 조성원(은퇴·3점슛 1002개) 등 프로농구 역사에 길이 남을 슈터들이 포진해 있다. 통산 3점슛 톱5에 포인트가드 포지션은 주희정이 유일하다.
그는 슈터가 아닐뿐더러 2000년대 초까지는 ‘슛 없는 선수’로 유명했다. 3점슛 통산 1위이자 주희정과 삼성에서 선수 시절을 함께한 문 감독은 “오랫동안 프로생활을 하면 기록이 자연스럽게 쌓이는 법이라고 하지만, (주)희정이의 기록은 의미가 있다. 같이 삼성에서 뛸 때만 해도 희정이는 ‘X맨’으로 불렸다. 외곽슛 능력이 없어서 수비들이 그냥 놔두는 존재였다. 꾸준한 노력으로 자신의 단점을 극복해내고 세운 기록이다. (1116개째 3점슛이)우리 팀에는 아픈 3점슛이었지만…”이라며 웃었다.
● 문경은 “주희정, 프로들의 본보기다”
2012년 SK의 사령탑으로 부임해 현재까지 감독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문 감독은 팀의 간판스타인 김선형(28)을 비롯해 변기훈(27), 최원혁(24)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도왔다. 문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지도할 때마다 주희정을 좋은 예로 든다. 많은 노력과 자기관리를 통해 매년 성장했고 마흔이 다된 지금까지도 30분 이상을 끄떡 없이 뛴다. 희정이는 어린 선수들에게 노력의 결실을 보여주는 모범적인 사례다”라고 말했다.
문 감독은 한국농구가 낳은 최고의 슈터답게 3점슛 기록에 대한 애착도 대단하다. 그는 “3점슛 1669개는 내 선수생활의 결실이다. 깨지기 어려운 기록이라는 점에서도 선수시절을 되돌아 봤을 때 뿌듯해지기도 한다. (방)성윤(은퇴)이가 계속 선수생활을 했다면 내 기록에 근접하지 않았을까… 좋은 슈터들이 많이 배출되어서 더 나은 기록을 남겼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잠실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