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MBC '일밤-복면가왕'에서는 캣츠걸의 5연승을 저지하기 위한 실력있는 복면 가수들의 2라운드 솔로 대결이 펼쳐졌다.
'차가운 도시 원숭이'의 정체는 박재범이었다. 박재범은 토이의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앗다는 걸'를 불러 특유의 소울에 소년 감성까지 더해 귀를 사로잡았다.
특히 잘하는 장르 힙합 대신 발라드를 선곡하며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부모님은 '복면가왕'에 한 번 나오는 걸 더 좋아한다. 외국의 유명한 아티스트와 함께 하는 것보다 더 좋아한다. 새해 선물이다"라며 부모님에게 마음을 전했다.
'경국지색 어우동'은 현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그녀의 정체는 여자가 아닌 남성 그룹 업텐션의 선율이었던 것이다.
선율은 소찬휘의 '티어스'를 선곡해 사이다 고음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뻥 뚫어놨다. 이에 대해 김형석은 "반가성 창법에 파워까지 겸비했다"며 "걸그룹의 리드보컬같다"고 평가했다. 김구라는 트로트 가수를 확신해 복면가수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자극했다.
그러나 '어우동'의 정체는 가히 '사건' 수준이었다. 지난해 가수 백청강이 소름돋는 고음과 완벽한 여장으로 관객들을 완벽하게 속인데 이어 두 번째로 벌어진 일이다.
연예인 판정단은 '사춘기는 경험했나' '변성기는 왔나' '나는 지금 탈수증세가 온다'라고 선율에게 질문 공세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아이돌 그룹 출신 가수들의 실력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룹 슈퍼주니어 려욱이 '기적의 골든타임'이었던 것이다.
'골든타임'은 3라운드에서 조성모의 '아시나요'를 선곡해 슬픔을 극대화하는 목소리를 들려줬다. 앞서 2라운드에서 이선희의 '그 중에 그대를 만나'를 선곡해 진성과 가성을 넘나들며 무대를 압도했다. 그는 '원숭이' 박재범을 제쳤다.
그러나 '골든타임'은 20대79로 '파리넬리'에서 패해 가왕와 맞대결을 벌이지 못했다.
연예인 판정단 유영석은 "저렇게 까지 노래를 잘 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아이돌에 대한 이런 고리타분한 편견을 가진 어른들이 아직도 있다"고 이들의 무대를 극찬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방송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