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무패의 침대축구’ 요르단을 경계하라

입력 2016-01-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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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진출을 다툴 요르단은 만만하게 볼 상대가 결코 아니다. 특히 수비 위주의 전술을 펼 것으로 보여 대비가 필요하다. 신태용 감독(오른쪽 끝)을 비롯한 올림픽대표팀 선수단이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16 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C조 3차전에 앞서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8강 상대 요르단은?

조별리그 1승2무…호주마저 무력화
선 수비-후 역습 단조로운 전술 예상
신태용 감독 “선제골 뺏기면 힘들어”


올림픽대표팀은 23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수하임 빈 하마드 경기장에서 요르단과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8강전을 치른다. 요르단은 조별리그 D조에서 1승2무(승점 5)를 거둬 조 2위로 8강에 합류했다. 3경기를 치르면서 3골을 넣고 1골만 내줬다. 요르단은 아랍에미리트(UAE), 호주를 상대로는 모두 0-0으로 비겼다. 베트남에만 3-1로 승리했다. 조별리그를 통해 드러난 요르단의 전력을 살펴봤다.


● 단조로운 공격

요르단은 21일 호주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수비 위주의 플레이를 펼친 탓인지 공격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그다지 자주 보여주진 못했다. 후반 종반 역습 상황에서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찬스를 제외하면 호주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할 때 패스의 세밀함이 떨어졌고, 공격수의 개인능력도 뛰어나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눈에 띄는 선수 1명이 있었다. 호주전에서 원톱을 맡은 바하 파이잘 모하마드(21)다. 체격이 좋고, 몸싸움에 능하다. 파워를 바탕으로 수비수를 제압하는 능력도 갖췄다. 슈팅능력도 괜찮아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 요르단은 긴 패스로 볼을 한 번에 최전방으로 연결해 수비수와의 경합을 통해 득점 찬스를 만들어가는 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한다. 한국 중앙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 등 3명이 호흡을 맞춰 잘 대비해야 한다.


수비 위주의 축구

요르단은 호주전에서 골키퍼까지 10명이 수비 위주로 움직였다. 수비라인과 미드필드진 사이의 공간을 최소화하면서 호주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집중했다. ‘선 수비-후 역습’ 전술을 들고 나와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공격에서의 세밀함이 떨어진 호주는 요르단 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요르단은 한국과의 8강전에서도 비슷한 선택을 할 수 있다. 한국이 객관적 전력에서 요르단보다 한 수 위이기 때문이다.

요르단 골키퍼도 눈여겨볼 만 하다. 호주전에서 골문을 지킨 누레딘 아테야(23)는 조별리그 1차전에 결장했다. 그러나 UAE와의 2차전에 선발출전했고, 호주전까지 팀이 2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키는 크지 않지만 판단력, 탄력, 순발력이 좋아 상대의 슈팅과 크로스 등을 효과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중동 특유의 ‘침대축구’도 경계대상

요르단은 호주전에서 중동축구의 특징으로 꼽히는, 이른바 ‘침대축구’를 구사했다.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오르는 요르단은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호주 선수들의 조급함을 최대한 활용했다.

강하게 부딪히기만 하면 부상을 입은 듯 넘어져 일어나지 않았다. 상대를 가격하고도 오히려 넘어져서 맞은 시늉을 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경기 종료 직전에는 두 팀 선수들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호주는 높은 공격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조급해지면서 세밀함을 잃었다. 결국 요르단은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경기장에서 이 모습을 직접 지켜본 태극전사들은 8강전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간접적으로 경험했다. 올림픽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선제골을 빼앗기면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상대가 심리전을 펼칠 때 최대한 우리의 페이스를 지킬 수 있도록 냉정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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