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크] 권순태·김기희 “늘어난 부담? 서로 덜어줘야죠”

입력 2016-01-2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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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의 새 주장 권순태(오른쪽)와 부주장 김기희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전지훈련 도중 스포츠동아와 만나 엄지를 치켜세우며 새 시즌을 향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아부다비(UAE)|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전북현대의 새 주장 권순태(오른쪽)와 부주장 김기희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전지훈련 도중 스포츠동아와 만나 엄지를 치켜세우며 새 시즌을 향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아부다비(UAE)|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전북 새 주장·부주장 선임 “정신없네”
권순태 “영점대 방어율·전 경기 목표”
김기희 “亞 정상 목표…책임감 커졌다”


“네 부담을 덜어줘야겠다.”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은 전지훈련지인 아랍에미리트(UAE)로 떠나기에 앞서 베테랑 공격수 이동국(37)에게 양해를 구했다. 주장을 바꿔주겠다는 의미였다. 11일 아부다비에 도착한 최 감독은 첫 선수단 미팅에 앞서 골키퍼 권순태(32)를 2016시즌 동료들을 이끌 캡틴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부주장은 수비수 김기희(27). 물론 둘에게는 다른 말을 전했다. “너희들 어깨가 더 무거워졌네.”

전북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가 있다.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항시 물러서지 않고 ‘공격 앞으로’를 외쳤기에 나온 표현이다. 최전선에 힘을 쏟느라 생긴 빈틈을 막기 위해 권순태와 김기희는 몸이 2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최근 아부다비 현지에서 만난 둘의 입에서 똑같은 말이 나왔다. “정신없다. 부담만 늘었다. 그저 ‘살려달라’고 외치고 싶다.”


-특별한 시즌이다.

권순태(이하 권)=부담도, 설렘도 크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3연패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패권까지 동시에 목표하고 있으니.

김기희(이하 김)=좀 특별한 것 같다. 부주장 타이틀까지 갖고 가야 하니. 확실히 책임감이 생겼다. (권)순태 형을 잘 도와서 팀이 잘 돌아가게 해야지.




-아시아 평정의 열망이 크다.

권=맞다. 챔피언스리그의 위상이 대단하다. 주변의 투자도 크다. 쉬운 팀도 없다. 중국과 일본 등 만만한 상대가 없다. 우리가 먼저 힘을 빼야 할 것 같다. 부담을 덜어야 한다.

김=견제가 점차 심해지고 있다는 걸 느낀다. 물론 ‘올인’했다가 실패했을 때의 타격도 굉장하겠지만 못할 건 없다. 같은 실수를 반복할 일은 없다.


-상대 견제를 어떻게 극복할까.


권=튼실한 보강이 이뤄지고 있고, 점차 팀 조직도 갖춰져가고 있다. 우리가 압도하는 팀이 돼야 한다. 여기에 서로를 돕는 끈끈함이 추가되면 된다.

김=기 싸움도 중요한데, 결정적인 건 경기력이다. 승부가 여기서 갈린다. 공격의 세밀함도 다듬어져야 한다. 결국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라는 표현에 동의한다.


-닥공의 골키퍼, 수비수란.


권=한참 공격하다 역습 당할 때, 한숨이 절로 나올 때가 있다. 팀 컬러가 확실한 건 정말 좋지만 불안함은 분명 있다. 그래도 어쩌겠나. 골을 많이 넣어야 승점 3을 챙기니.

김=전북에서의 2년을 돌이켜보면 상위팀이든, 하위팀이든 우리를 상대하는 모든 팀들이 뒷문을 탄탄히 한다. 오히려 꼴찌팀이 더 부담스럽다. 한순간의 판단 미스로 분위기가 뒤집어질 수 있으니. 정말 힘든 이야기다.


-최강희 감독의 우선 주문사항은?

권=투쟁심이다. 상대가 우릴 봤을 때 살기를 느끼도록. 복서가 한 대 맞으면 두 대 때려서 상대를 쓰러뜨리듯 우리도 똑같이 하라는 의미다.

김=우릴 만나는 모든 팀이 훨씬 강한 집중력을 갖고 임한다. 우리가 더 강하지 못하면 버텨내는 것조차 버거울 수 있으니.


-스스로에게 전북이란.

권=내 모든 것? 가슴에 새긴 별(우승 상징)과 엠블럼의 무게도 엄청나다. 그래서 아시아 정상에 더 오르고 싶다. 또 클럽월드컵에서 우리 위상을 떨치고 싶다. 간절함이다. 올해 목표한 전 경기 출전과 영점대 방어율에 성공하면 가능할 것이다.

김=처음 왔을 때만 해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는데, 그간 행복한 일이 가득했다. 평가가 이젠 달라졌다. 내 가치를 인정해준 팀이다. 챔피언스리그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적어도 수비라인에서 내가 빠지면 주변이 더 불안해하는 그 정도의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싶다.

아부다비(UAE)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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