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북마크] ‘육룡’ 끝날 줄 모르는 연기열전, 짜릿했다

입력 2016-01-26 07:3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TV북마크] ‘육룡’ 끝날 줄 모르는 연기열전, 짜릿했다

그야말로 연기열전이다. 배우들의 심장 쫄깃한 명연기가 펼쳐졌다.

25일 방송된 SBS 창사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 33회에서 정도전(김명민)은 고려의 토지대장을 모두 불태운 죄로 순군부에 끌려갔다. 백성을 위해 생각지도 못한 행동을 한 정도전의 모습에 이방원(유아인)은 감탄했고 정몽주(김의성)은 또 다른 생각을 품었다. 하루라도 빨리 정도전을 권력의 중심에서 몰아내고, 이성계(천호진)를 설득해 고려를 지키려는 마음인 것이다.

그러나 정도전의 개혁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토지개혁을 위해 ‘척불정책’을 내세운 것이다. 당시 ‘불교’는 고려의 정신이라고 불릴 만큼, 정치적으로 막강한 영향을 미쳤다. 고려를 믿고 따랐던 백성들에게도 정도전의 움직임은 반감을 살 수 밖에 없는 상황. 이성계 역시 조심스럽게 정도전을 설득했으나, 정도전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이 일이 큰 사단을 불러오고 말았다.

정몽주가 우학주(윤서현 분)를 포섭하며 서서히 힘을 키우기 시작한 것이다. 이어 이성계의 불안함을 인지한 정몽주는 서서히 이성계를 흔들기 시작했다. 때마침 한구영(정문성)이 이성계의 장남 이방우(이승효)를 찾았고, 그에게 뇌물을 건넸다. 한구영을 통해 아버지 이성계가 역성혁명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안 이방우는, 한구영에게 칼을 들이 밀었고 순군부에 하옥됐다. 이렇게 이성계가 정몽주의 설득에 흔들릴 또 하나의 이유가 생긴 것이다.

결국 정몽주는 정도전의 강력한 약점을 꺼내 들었다. 출신을 빌미로 정도전을 유배로 몰고 간 것이다. 이미 이방원이 수 차례 “정몽주를 의심해야 한다”, “정몽주가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고 말했음에도 정몽주를 믿었던 정도전. 그는 어쩔 수 없이 몸이 꽁꽁 묶인 채 도당에서 끌려 나와야 했다. 정도전이 끌려나감과 동시에 정몽주를 분노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이방원의 모습이 다음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그런 가운데 분이(신세경)에게도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엄마 연향(전미선)이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재회는 잔혹했다. 연향이 “더 이상 날 찾지마”라고 매몰차게 말한 것. 뿐만 아니라 자신이 무명임을 밝히며, 분이에게 더 이상 혁명파를 위해 움직이지 말 것을 경고한 뒤 돌아섰다. 분이는 오빠 이방지(변요한 분)에게도, 자신을 걱정하는 이방원에게도 아무런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

서로 다른 뜻을 가진 정도전과 정몽주. 끝없이 고민하고 힘들어 한 이방원과 이성계, 어머니와의 만남조차 복잡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분이. 그리고 분이의 어머니 연향까지. 인물에 따라 다른 심리 상태가 보는 재미를 더했다. 배우들의 명연기는 단연 압권. 혼을 쏙 빼놓게 하는 연기열전이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