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강경학-하주석(오른쪽). 스포츠동아DB
상무 전역 하주석 체격 좋아지고 공수 안정
단 하나뿐인 한화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차기 위한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내야 수비의 핵인 유격수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젊은 유격수를 키우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지금은 리그 정상급 유격수로 발돋움한 오지환(LG)이 1군에서 자리를 굳히기까지 3년 이상 걸린 것이 좋은 예다. 한화도 인내심을 갖고 확실한 유격수 한 명을 키워내야 한다.
‘젊은 피’ 강경학(24)과 하주석(22)이 경쟁하는 올해가 좋은 기회다. 둘 다 군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지난해에는 강경학(97경기·639.2이닝)과 함께 권용관(84경기·568이닝)이 번갈아 유격수로 나섰다. 시즌 초반 주전 유격수로 나서던 베테랑 권용관이 체력 저하로 고전하자 강경학이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왔다.
강경학은 지난 시즌을 통해 기량 검증을 마쳤다. 120경기에서 타율 0.257, 2홈런, 27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유격수 수비율은 0.966이었다. 시즌 중반까지 송구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어깨 상태에 맞게 송구하는 요령을 터득하면서 안정을 찾았다. 실책도 눈에 띄게 줄었다. 수비에 자신감이 붙으니 타격도 안정됐다. 올해도 강력한 주전 유격수 후보다. 한화 김성근 감독도 강경학의 빠른 성장이 무척 흐뭇한 눈치다.
하주석은 2012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기대주다. 고교 시절 대형 유격수로 각광받았으나 2013년까지 2년간 75경기에 출장해 타율 0.167(128타수 23안타)에 1홈런 4타점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상무에서 전역한 뒤 지난해 막판 합류해 4경기에서 타율 10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일단 체격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꾸준히 근력운동을 하며 힘을 키운 결과다. 체중을 불리면서도 과도한 벌크업의 부작용은 차단했다. 변화가 보였다. 타구의 질이 달라졌다. 라인드라이브로 시원하게 뻗어나갔다. 수비에서도 유격수로 19이닝을 소화하며 실책이 없었다.
둘은 15일 시작된 일본 고치 전지훈련에서도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리고 있다. “둘 다 열정이 대단하다”는 것이 한화 관계자의 전언. 강경학은 “경쟁보다도 내 모습을 찾는 것이 먼저다. 지금은 과정일 뿐이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이 우선이다”고 자신을 낮췄다. 하주석은 “치열한 경쟁이 될 것이다. 뒤지지 않도록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보낼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