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 인터뷰 ③] 김선영 “쌍문동 형님들과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입력 2016-01-30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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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 인터뷰 ③] 김선영 “쌍문동 형님들과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tvN '응답하라 1988'의 수확은 그동안 가려져 있던 류준열, 안재홍, 이동휘 등을 발견한 것 외에도 여러가지가 있다. 전세대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드라마라는 점이나 막장 요소 없이도 화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확인시켰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 '응답하라 1988'의 가장 큰 공로는 젊은 배우들을 받쳐주는데 머물렀던 중년 배우들을 극의 중심으로 끌어들여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게 했다는 것이다. 연극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김선영도 '응답하라 1988'의 혜택을 입은 인물 중 한 명이다.

"제가 일부러 티를 내지 않으면 사람들이 못 알아볼 때도 있지만 요즘은 거의 다 알아보시는 것 같아요. 공항에서 어린 애들한테도 사인을 해줬으니까요. 한번은 영화를 보러 갔다가 옆자리에 앉으신 중년 신사 분이 절 한참 보고 있다가 악수를 청하면서 '아주 좋은 연기를 하고 있다'고 칭찬도 받았어요."


이 중년 신사의 말처럼 김선영은 '응답하라 1988'에서 '아주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그는 남편을 잃고 고등학생 아들 선우와 여섯 살 딸 진주를 홀로 키우는 억척스럽지만 귀여움을 간직한 '선우 엄마'가 되어 시청자들을 만났다.

"그동안 어둡고 무거운 작품을 많이 했었는데 이번 드라마는 정말 즐겁게 했어요. 마지막이 되서 소감을 담은 편지를 쓰라고 하는데 너무 슬퍼서 펑펑 울었어요. 생각 이상으로 슬펐던 것 같아요."

정봉 역을 맡은 안재홍과 동룡 역을 소화한 이동휘가 이 작품의 웃음을 담당했다면 김선영은 선우 엄마가 되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친정 엄마가 몰래 세탁기에 올려놓고 간 돈봉투를 보고 오열하는 장면이나 잠든 진주(김설)을 안고 "나만 이렇게 사는 게 힘듭니까?"라고 묻는 부분은 분명 '응답하라 1988'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을 만 하다.

"정말 많이 울었죠. 지금도 울어보라고 하면 바로 울 수 있어요. 한번은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는 장면을 찍었을 때 카메라도 세팅이 안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마침 형님들(이일화, 라미란)이 온거에요. 선영이한테는 내 편이 온거잖아요. 그때부터 막 눈물부터 나기 시작하더라고요."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이 작품 속 김선영의 활약을 논하면서 '쌍문동 태티서' 이일화와 라미란을 빼놓을 수는 없다. 실제 어느 동네 골목길에서 본듯한 쌍문동 아줌마 3인방의 생활 연기는 웃음과 눈물을 잔뜩 만들어 냈다.

"이일화 언니는 정말 착해요. 심하게 착하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에요. 이번에 휴가를 갔을 때도 부스스한 모습을 하고도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면 그걸 다 받아줘요. 나중에는 저희 둘이서 일화 언니에게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하는 법을 따로 가르쳤죠. 라미란 언니도 전국 노래자랑 신에서 자기는 웃지도 않고 그렇게 남을 웃겨요. 결국에는 제가 웃음을 못 참아서 그 장면에서 편집되어야만 했죠."

그는 "이제 밖에서 셋이 만날 수는 있어도 작품에서 한꺼번에 만나는 일은 없지 않겠느냐"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선영은 '응답하라 1988'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에 행복해 했다.

"저를 캐스팅 해 준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에게는 감사하다는 말로도 부족한 것 같아요. 이 선우 엄마라는 역할은 제가 아니라 누가 와도 잘했을 거에요. '응답하라 1988'은 제작진이 다 연기자를 위해 만들어 준 작품이에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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