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룡’ 유아인 하여가 vs 김의성 단심가, 휘몰아친다
하여가와 단심가가 드디어 나온다.
SBS 창사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가 중반부를 넘어섰다. 조선 건국을 향한 여섯 용의 날갯짓에는 더욱 큰 힘이 더해졌고, 굵직굵직한 역사적 사건들이 순차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지난 34회에서는 이성계(천호진 분)의 낙마 사건이 다뤄졌다.
‘육룡이 나르샤’는 역사가 스포인 팩션 사극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알고 있는 ‘조선 건국 스토리’를 다루고 있다. 자연스럽게 시청자 다수는 ‘육룡이 나르샤’의 대략적인 전개를 예측할 수 있다. 이성계의 낙마가 그려진 이상, 머지 않아 정몽주(김의성)의 격살이 등장할 것 역시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특히 34회 엔딩이 정몽주 격살에 대한 궁금증을 북돋았다. 34회 마지막 장면에서 이방원(유아인)은 내상을 입은 아버지 이성계를 부축해 깊은 산 속으로 몸을 피했다. 그리고 약해진 모습을 보이는 아버지에게 “이 이방원이, 그깟 포은이라는 대유자 따위에게 질 수 없습니다”라고 씹어 뱉듯 울부짖었다. 그리고 짐승같이 형형한 눈빛으로 적을 노려봤다. 킬방원의 재림을 예고한 것이다.
동시에 많은 시청자들이 이방원과 정몽주가 주고 받는 ‘하여가’와 ‘단심가’의 시조 대화를 기대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이방원은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로 시작되는 하여가를 읊어, 정몽주를 설득하고자 했다. 그러나 정몽주는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라는 ‘단심가’를 통해 고려만을 향한 자신의 충심을 드러냈다. 이방원의 설득을 거절한 것이다.
‘육룡이 나르샤’는 그 동안 탄탄한 스토리와 짜임새 있는 전개로 역사적 사건들을 풀어냈다. ‘육룡이 나르샤’는 역사적 사건들을 책 속에만 있는 기록이 아니라 2016년을 살아가는 시청자들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화려한 스케일, 짜릿한 이야기, 명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연기력 등이 어우러진 덕분에 가능했다.
조선 건국이 눈 앞까지 다가온 가운데 ‘육룡이 나르샤’가 이방원의 하여가와 정몽주의 단심가를 어떻게 그려낼 것인지, 얼마나 폭풍처럼 휘몰아칠 것인지 기대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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