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 최경주.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PGA투어 ‘피닉스오픈’ 내일 개막
수십만명 갤러리 열광적 응원 유명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추고….’
유행가 가사가 아니다. 5일(한국시간)부터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스코츠데일 골프장에서 열리는 PGA투어 웨이스트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총상금 650만 달러·우승상금 117만 달러)에서만 볼 수 있는 재미난 풍경이다.
피닉스오픈은 시끄럽고 요란하고 열광적인 응원으로 유명하다. 전 세계에서 이런 골프대회는 유일하다. 그로인해 ‘골퍼들의 해방구’로 불린다. 갤러리들은 1년 동안 이 대회만을 기다린 듯 구름처럼 몰려온다. 매년 50만 명 안팎의 팬들이 골프장을 찾는다. 2014년 3라운드(토요일) 경기에는 약 19만 명이 운집해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세운 적도 있다. 그해에 몰려든 갤러리는 무려 56만 명이나 됐다. 특히 황량한 사막 한 가운데 들어선 16번홀은 마치 축구장을 방불케 한다. 163야드 밖에 되지 않는 파3 홀이지만, 코스 전체는 스탠드로 둘러 싸여 있다. 이 홀에만 3만 명에 가까운 팬들이 들어설 수 있다. 코스가 하나의 거대한 스타디움이 되는 것이다. 이 홀에서는 모든 게 허용된다. 선수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서면 엄청난 환호와 함성이 울려 퍼진다.

CJ 김시우-김민휘(오른쪽). 사진제공|CJ·KGT
일반적인 골프대회는 선수가 티를 꽂고 어드레스를 하면 함성이 그치고 조용한 분위기가 이어진다. 그러나 이 홀에서는 그렇지 않다. 환호는 더 커지고 어떤 선수는 일부로 손을 흔들면서 더 크게 소리치라면서 분위기를 띄운다. 선수들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리키 파울러는 이 홀에서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불렀고, 버바 왓슨은 온 그린에 성공한 뒤 쓰고 있던 선글라스를 벗어 관중석으로 던졌다. 재미교포 제임스 한은 3년 전 이 홀에서 버디를 잡은 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는 세리머니를 했다. 필 미켈슨이 이 홀에 도착하면 팬들의 함성은 절정에 달한다. 미켈슨은 애리조나주립대 출신으로 이 지역 팬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선수다. 한편, 이번 대회엔 최경주(46·SK텔레콤), 김시우(21·CJ) 그리고 김민휘(24) 3명의 한국선수가 출전한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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