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①] 김소현 “기대에 보답해야 한다는 부담 느껴”

입력 2016-02-09 15: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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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①] 김소현 “사람들 기대에 보답해야 한다는 부담 느껴”

영화 ‘순정’(감독 이은희·제작 주피터필름)에서 수옥 역을 맡은 김소현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청순하면서도 내면의 슬픔과 성숙함의 깊이가 다른 연기력을 보여줬다.

김소현은 드라마 '해를 품은 달', '보고싶다'를 거쳐 '후아유'를 통해 착실히 쌓은 연기력으로 이 영화에서 당당히 여주인공을 따냈고 그 지위에 걸맞은 연기로 답했다. 하지만 인터뷰에서 만난 그는 "아직도 부족함을 느낀다"고 첫 말문을 열었다.

"이제 연기를 시작한지 햇수로만 8년이라는 시간이 됐지만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일을 일찍 시작하면서 포기하게 된 것도 많지만 현장에서 알게 된 것도 많아요. (연기를 하면서) 따로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평범한 것들을 조금씩 포기할 수 있었죠."

김소현은 때로는 힘들어 하고 혼나기도 하면서 연기를 배웠다. 그리고 어린 나이였지만 진지하게 자신의 길을 걸었다. 그래서 그가 여주인공의 부담을 안고 시작한 영화 '순정'은 김소현이 지금까지 배운 것들을 풀어놓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지금까지는 제가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꾸미고 노력했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저의 진짜 모습을 수옥이 안에 녹여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머리를 굴리거나 계산하는 요소들을 빼고 진심으로 재미있어서 웃었고 슬퍼서 울었죠. 수옥이가 저와 닮은 구석이 많아서 많은 감정을 공유할 수 있었던 것도 좋았어요."



김소현은 '순정' 속 수옥에 대해 "지나치게 성숙한 아이였다. 약한 존재처럼 보이지만 내면이 강하고 주관도 뚜렷한 친구였다"고 표현했다. 17세의 나이에 한 영화의 주연이 돼 의연하게 취재진을 상대하는 김소현이 말하는 수옥은 그와 가장 닮은 듯 보였다.

"영화 속 수옥이는 자신이 가진 고민을 혼자 끌어안고 속으로 삭히려고 해요. 주변 친구들이 자신을 챙겨주는 걸 알기 때문에 더 속에 고민을 숨겨요. 실제의 저도 그런 편이고요."



브라운관과 스크린 속 아닌 캐릭터가 아닌 배우 김소현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연기에 관한 부분이다. 그는 "기대를 받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보다 그 기대에 보답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큰 사랑을 기대를 받기에는 제가 아직 모자란 것 같아요. 그래도 이런 것들만 의식하게 되면 제가 저를 잃어버리고 끌려가게 되잖아요. 그래서 일은 즐겁게 하려고 해요."

어린 나이에 프로의 세계에 자진해서 뛰어든 김소현이다. 또래의 친구들이 성적을 고민하고 진학을 걱정할 때 김소현은 여기에 더해 연기를 고민해야 한다. 이미 평범하지 않다는 수준을 훌쩍 넘어선 셈이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지만 재미있는 분야에요. 제가 살아보지 못한 인생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이 있죠. 또 평상시에는 꺼내지 않은, 평생 꺼낼 일도 없을 것 같은 감정들을 캐릭터화 시켜 만들어 나가는 작업이 아직까지는 즐겁기만 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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