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에서 떠도는 한 전설에 따르면 뱀파이어는 주인의 허락을 받지 못하면 남의 집에 함부로 들어갈 수 없다. ‘들어가게 해 달라’는 의미의 ‘Let me in(렛미인)’, 소설이 원작이자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는 이 연극의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마르고 아담한 소녀 일라이는 외톨이 소년 오스카의 옆집으로 이사를 온다. 서로를 향한 풋풋한 사랑의 감정이 무르익을 때쯤 일라이는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직접 인간을 사냥하는 뱀파이어의 잔인한 본능을 드러낸다. 그녀 곁에서 사냥을 대신한 하칸은 늙고 힘이 없어져 더 이상 일라이를 돌볼 수 없다. 결국 일라이의 정체를 감추기 위해 하칸은 자살하고, 일라이는 오스카와 또 다시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경성학교’ ‘베테랑’ ‘사도’ ‘검은사제들’로 2015년 영화계를 제대로 사로잡은 배우 박소담(25)은 차기작으로 연극 ‘렛미인’ 무대에 섰다. 뱀파이어 소녀 일라이로 분한 박소담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신비로움’이다.
“일라이는 400년을 산 뱀파이어지만 10대인 것처럼 살아가요. 영화처럼 연극에서도 일라이의 나이는 14~15세 정도죠. 하지만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에선 나이를 크게 고려하지 않았어요. 어리게만 표현될까봐요. 다만 관객들이 ‘묘하다’ ‘신비롭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연기하려고 했어요. 인간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한 일라이요.”
일라이 곁에는 인간 하칸(주진모)과 하칸의 후임 오스카(안승균·오승훈)가 있다. 박소담은 일라이를 향한 두 남자의 맹목적인 사랑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대신 살아가려면 인간 사냥꾼이 필요한 일라이의 절실함과 언젠가 혼자 남겨질 수밖에 없는 고독함을 표현했다.
“오스카와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떠나면서 연극이 끝나죠. 저는 해피 엔딩이라고 생각해요. 어쨌든 오스카도 이 삶을 선택했잖아요. 외로운 두 영혼이 만나면서 서로를 치유했어요. 어쩌면 오스카는 하칸보다 이 생활을 오래 못 버티고 누군가에게 발각돼 죽을 지도 몰라요. 그래도 두 사람이 서로를 좋아해서 같은 미래를 그렸죠. 관객들도 잔인한 내용이 아닌 따뜻한,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진제공=신시컴퍼니
영화 ‘렛미인’이 기술적으로 뱀파이어를 생동감 있게 연출한 반면, 연극의 경우 무대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극적 효과를 내야한다. 이 때문에 박소담은 격렬한 몸동작으로 일라이의 본능을 표현하고 피를 흘리기 위한 장치까지 일일이 신경 쓰며 연기를 한다. 모든 게 계획된 대로 움직이는 무대 위 환경이지만 박소담은 관객과 주고받는 에너지에 매료돼 요즘 연기의 재미를 새삼 느끼고 있다.
“막상 무대에 서니 정말 제가 원하고 그리워했던 곳이란 걸 알게 됐어요. ‘검은 사제들’로 갑자기 큰 관심을 받아서 ‘렛미인’을 연습할 때만해도 굉장히 부담스러웠거든요. 하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무대를 준비하면서 두려움이 사라졌죠. 오히려 비어있는 객석을 보면서 가슴이 뛰었고 에너지를 주고받으니 행복해요. 기회만 주어진다면 연극, 영화, 드라마 등을 병행하고 싶습니다.”
박소담이 출연하는 연극 ‘렛미인’은 오는 2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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