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핵심 선발투수도 트레이드

입력 2016-02-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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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핵심 선발투수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기획이 운영 주체로 나서면서 과감한 투자보다는 합리적 투자와 야구단의 자생력 확보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모양새다. 정규시즌 6연패에 도전하는 류중일 감독도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스포츠동아DB

삼성이 핵심 선발투수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기획이 운영 주체로 나서면서 과감한 투자보다는 합리적 투자와 야구단의 자생력 확보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모양새다. 정규시즌 6연패에 도전하는 류중일 감독도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스포츠동아DB

■ 삼성에 몰아치는 변화의 바람…타 구단들도 놀란 ‘대형카드’ 뭐기에

제일기획 편입 후 팀 체질개선 총력
타자 친화적 홈구장·세대교체 염두
주력 투수 내놓고 유망주들 영입 제안


‘삼성이 핵심 선발투수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았다!’ 최근 KBO리그 각 구단 내부자들 사이에 퍼진 소문이다. 삼성은 투수가 부족해 주전급 타자 카드를 꺼내놓고 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었기 때문에(스포츠동아 1월 14일자 4면 보도) 이 같은 소문의 진위 여부는 불확실했다. 그러나 확인해본 결과 사실이었다.

A구단 관계자는 “처음에는 이름(삼성이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은 투수)을 보고 깜작 놀랐다. 그만큼 삼성이 내부적으로 큰 변화를 시작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타자친화적인 새 홈구장, 현재 전체적인 마운드 전력, 세대교체의 필요성 등을 고려했을 때 (삼성이) 던질 수 있는 최고의 카드인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트레이드를 제안 받은 B구단은 내부적으로 깊은 고민 끝에 삼성에서 원했던 젊은 투수의 미래를 생각해 정중히 거절했다. 그러나 A구단은 삼성의 트레이드 제안을 여전히 검토하고 있다. 삼성이 꺼낸 트레이드 카드는 최근 수년간 팀 마운드의 핵으로 활약한 선발투수였다. 최근 하향세지만, 그동안은 ‘트레이드 불가’ 자원으로 여겨졌다.

삼성은 이제 더 이상 삼성전자를 비롯한 그룹 전체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프로야구단이 아니다. 광고마케팅전문회사인 제일기획이 대주주다. 게다가 제일기획이 운영 주체로 부상한 직후부터 삼성 라이온즈에선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꼭 필요한 전력이라고 판단되면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나가는 것 자체를 원천봉쇄했지만, 올 스토브리그에선 프랜차이즈 스타 박석민의 NC행을 수수방관했다. 또 그동안 물밑에서 추진하던 대규모 2군 전용훈련장 신축도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삼성은 유망주의 화수분이 아닌,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한 색다른 의미의 화수분 야구를 추구해왔다. 그러나 제일기획으로 대주주가 바뀐 이후로는 합리적 투자와 더불어 야구단의 자생력 확보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있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삼성은 지난해 말부터 적극적으로 트레이드를 타진해왔다. 주전급 타자가 포함된 트레이드 카드를 놓고 복수의 팀과 접촉했다. 류중일 감독도 “사실이다. 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알려진 주전급 타자 외에 핵심 투수까지 포함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삼성이 원하는 새로운 전력 구성의 색깔도 드러나고 있다. 핵심은 최대한 많은 유망주를 확보하는 것이다. 그리고 홈런이 양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새 홈구장의 특성에 맞춰 뜬공보다는 땅볼을 유도하는 유형의 투수를 원하고 있다.

프로야구에 발을 내디딘 제일기획이 과연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많은 팀들이 주목하고 있다. 아직 삼성발 대형 트레이드는 한 건도 성사되지 않았다. 그러나 “솔직히 2∼3년 정도만 생각하면 (삼성으로부터) 관록 있는 매력적인 투수와 타자를 동시에 얻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A구단 관계자의 반응을 접하고 보면, 4월 1일 정규시즌 개막에 앞서 놀라운 소식이 전해질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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