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의 ‘강민웅 살리기’

입력 2016-02-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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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강민웅(오른쪽 2번째)이 지난달 2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화재와의 원정경기 도중 속공을 위한 토스를 시도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할 수 있다’ 주전 믿음 주며 혹독한 조련
‘상식 벗어난 토스’로 역전패 당해도 신뢰
격려의 힘, 강민웅 최근 2경기 연승 견인


한국전력의 주전 세터는 강민웅(31)이다. 2007년 수련선수로 삼성화재에 입단한 그는 백업 세터에 익숙했다. 2014년 1월 17일 대한항공으로 이적하면서 전환점을 맞는 듯했다. 2013~2014시즌 세터 문제로 고심하던 대한항공의 주전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2014~2015시즌에는 신인이던 황승빈에게 밀렸다. 올 시즌 대한항공의 주전 세터는 국가대표 한선수다. 백업은 황승빈이었다. 강민웅은 3번째 세터였다. 자존심이 상했다.

그러던 그에게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이 손을 내밀었다. 기존 주전 세터 권준형의 불안한 토스로 고민하던 터였다. 전진용과 함께 한국전력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명 세터 출신인 신 감독은 강민웅을 주전으로 낙점하고, 확실한 믿음을 줬다. 그러면서도 하나부터 열까지 뜯어고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혹독한 조련은 당연했다. 강민웅은 신 감독에게 몸을 맡겼다.

7일 현대캐피탈전에서 강민웅은 큰 교훈을 얻었다. 기본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깨달았다. 팀이 5세트 14-12로 앞선 상황에서 이른바 상식을 벗어난 토스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전진용에게 올린 속공 2개가 모두 블로킹에 막혔고, 전광인의 중앙 후위공격도 차단당했다. 신 감독은 “기본을 잊은 토스”라며 질타했다. 레프트 서재덕이 넘어지며 리시브하느라 공격하기 어려웠다. 옵션이 줄어드니 상대 블로커가 속공을 견제했다. 블로킹에 막힌 것은 당연했다. 신 감독은 “정말 잘했는데, 마지막에 점 하나를 못 찍었다. 위기 상황에선 에이스를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 감독의 믿음은 변함없다. 멀리 보고 강민웅을 조련하고 있다. 강민웅을 중심으로 더 단단한 팀을 만든다는 계획. 신 감독은 “민웅이가 부담을 이겨내고 뭔가 하려는 자세가 대견하다. 민웅이가 합류하고 나서 형편없이 패한 적은 없다. 민웅이를 중심으로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감독의 격려 덕분인지 강민웅은 최근 2경기 활약(세트 정확도 58.5%)으로 팀의 연승을 이끌었다. 그는 “감독님께서 기본을 지키라고 강조하신다. 지난 실수가 교훈이 될 것이다. 더 과감하게 잘해서 한국전력을 강팀으로 만들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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