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13연승’ 선두 탈환

입력 2016-02-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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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선수들이 1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한항공과의 6라운드 홈경기 도중 득점에 성공한 뒤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천안|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오레올 20점…대한항공 3-0 완파
OK저축은행에 승점 1점 앞선 1위

“오늘 경기 전에는 선수들에게 링컨 대통령의 얘기를 들려줬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생각하는 만큼 행복할 수 있다’라고요.”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1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대한항공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말을 조심했다. 12연승으로 잘나가는 와중에 몸을 낮추고 싶은데, 계속해서 ‘최태웅 어록’이 등장하는 상황이 곤혹스러운 듯했다. “TV 카메라가 안 들어올 때만 얘기해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게다가 5라운드 최종전이자 연승의 분수령으로 꼽혔던 9일 OK저축은행전 3-0 승리 직후 선수들 사이에 독감이 돌았다. “훈련을 14일 하루밖에 못했다”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또 13연승과 1위 정복을 앞두고 만난 대한항공은 5연패의 와중에 김종민 감독마저 사퇴하는 파동을 겪었다. 대한항공 선수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수 있는 상황이었다. 최 감독은 링컨 대통령의 말을 통해 선수들에게 ‘지금에 만족하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최 감독의 말이라면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0(25-20 25-19 25-19)으로 완파하고 OK저축은행에 승점 1점 앞선 1위(23승8패·승점 66)로 올라섰다. 2013∼2014시즌 이후 761일만의 1위 탈환이었다.

5라운드 최우수선수(MVP)였던 현대캐피탈 오레올은 20점을 올리며 계륵으로 전락한 대한항공 모로즈를 압도했다. 라이트 문성민도 14득점으로 거들었다. 안정된 리시브 속에 세터 노재욱은 센터진을 활용한 중앙속공, 문성민·오레올의 중앙 백어택을 자유자재로 활용했다. 대한항공의 센터 블로킹은 철저히 무기력했다. 작전타임 한번 부르지 않고, 게임을 끝낸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 대한항공전을 3연패 후 3연승으로 마감했다.

대한항공 장광균 감독대행은 “오늘은 다를 것이다. 지켜봐달라”며 분위기 반전을 장담했으나 완패를 면치 못했다. 끊임없이 선수를 교체해 두꺼운 선수층을 활용하려 했지만 세터 한선수, 라이트 모로즈, 레프트 김학민 등 어디 하나 풀리지 않았다. 3위 삼성화재(승점 52)보다 1경기를 더 치르고도 승점이 같은 대한항공은 이제 ‘봄배구’ 탈락을 걱정할 처지로 내몰렸다.

천안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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