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한승혁.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좌완 심동섭과 보직 경쟁
‘시속 150km!’ 많은 투수들이 꿈꾸는 숫자지만, 모두에게 허락된 것은 아니다. 강속구는 피나는 노력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타고난 신체가 뒷받침돼야 한다.
KIA 우완투수 한승혁(23·사진)은 그런 면에서 복 받은 선수다. 국가대표배구선수 출신인 한장석 전 대한항공 감독이 그의 아버지다. 날 때부터 탁월한 운동신경과 신체조건을 물려받았다.
그러나 단순히 좋은 어깨를 지녔다고 강속구를 던지는 것은 아니다. KIA의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한승혁은 “그런 영향도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 끊임없이 노력한다. 남들은 ‘타고났다’고 할지 몰라도 열심히 해야만 한다”며 웃었다.
그는 고교 시절부터 150km대 강속구로 메이저리그 구단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남들은 낯선 이 스피드가 그에게는 익숙하기만 하다. 오키나와 캠프에선 13일 주니치전과 17일 요코하마전에서 잇달아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직구 최고구속 153km, 152km를 찍었다. 압도적 스피드로 좌완 심동섭과 함께 마무리투수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한승혁은 “야구를 하면서 항상 스피드가 나오다 보니까 오히려 구속이 약간 떨어져도 정상적인 상태가 아닌 것 같다. 그때는 밸런스에 문제는 없는지 신경 쓴다. 지금 이 스피드가 나왔다는 것은 생각보다 몸이 좋다는 의미 같다”고 설명했다.
타고난 강속구가 부러움을 살 만하지만, 그도 갖고 싶은 것이 있었다. 한승혁은 “제구력이 좋은 투수들을 보면 굉장히 편안하게 던지더라. 밖에서 보면 힘을 안 들이고도 원하는 곳에 던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마무리투수에게는 강속구와 배짱 외에 정확한 제구력도 필수다. 다행히 점점 고민을 덜어내고 있다. 이대진 투수코치와 함께한 투구폼 수정작업이 빛을 보고 있다. 한승혁은 “처음에는 꺼려진 것도 사실이다. 투수들은 작은 것 하나만 바꿔도 민감하다. 어릴 때부터 스로잉 자체를 크게 했는데 갑자기 짧게 하려니까 적응이 안됐다. 그런데 하다 보니 ‘이렇게 해도 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피드에도 영향이 없었다”고 밝혔다.
마무리에 대한 욕심도 있지만, 일단 어떤 보직이든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다. 한승혁은 “중요한 위치에서 부담될 수 있지만 잘 이겨내고 싶다. 나와 팀에 좋은 일을 만들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키나와(일본)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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