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PD 중국 진출 ②] 인력 유출 해법은 결국 규제 완화?

입력 2016-02-22 15: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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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PD 중국 진출 ②] 인력 유출 막을 해법은 결국 규제 완화?

매년 명절이 되면 각 지상파 방송사 예능국은 온갖 포맷의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그러나 기존 예능 프로그램들과 다른 신선한 시도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아도 정규 편성이 되는 영광을 안는 프로그램은 극소수다.

그 원인에는 물론 예상보다 나빴던 시청자 반응도 일정 부분 기여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제작비다. 하나의 프로그램을 드는데 막대한 제작비가 드는 만큼 방송사 입장에서도 가장 안전한 프로그램에게만 정규 편성의 기회를 내어주는 것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예능 PD들의 중국 진출 러시도 결국에는 자본과 연관되어 있다"고 "넓은 무대에서 활동을 하고 싶다고 하거나 본인이 원하는 새로운 시도를 할수 있어서라는 여러가지 이유를 대지만 결국은 이들의 중국 진출에도 자본논리가 숨어있다"고 귀띔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지상파 예능 PD들에게 있어 국내 시장이 결코 매력 없는 시장은 아니다. 다만 제작비 문제와 각종 규제로 인해 제약이 따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공적 재산인 지상파로서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의무 편성 규제를 꼽았다. 이 관계자는 "지상파는 예능과 드라마 외에도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을 위한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편성하게 되어 있다. 때문에 예능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제작비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하지만 이런 편성을 해야 하는 것은 지상파의 의무다. 이걸 줄여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라며 "다만 케이블 채널과 달리 지상파가 역차별을 당하는 것만은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연 지상파가 정부규제로 인해 역차별을 받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무엇일까. 이 관계자는 중간 광고 사례를 가장 먼저 입에 올렸다.

그는 "케이블 채널과 종편 채널의 수익 안정화를 위해 중간 광고가 허용됐다. 최근 종영한 한 유명 케이블 드라마의 중간 광고 비용은 5억원을 넘겼지만 지상파 프로그램은 아무리 잘 나가도 1500만원을 넘지 않는다. 이 사례만 봐도 역차별에 따른 수익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한 눈에 알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렇다면 왜 이런 규제가 철폐되어야 할까. 또 이같은 규제가 사라지는 것과 예능 PD 인력 유출은 과연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그는 "고퀄리티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토대가 먼저 만들어 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덧붙여 그는 "규제가 사라진다는 것은 다른 채널들과 지상파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길을 연다"며 "뿐만 아니라 지상파 역시 일정한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다면 예능 PD나 작가 등에 대한 재투자를 통해 긍정적인 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런 구조가 정착되어야 국내 예능 PD들이 차이나머니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열변을 토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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