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는 건 기본, 손으로 잡아당기고 꼬집기까지…부상 위험에 노출된 ‘매스스타트’

입력 2016-02-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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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평창동계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는 한국빙속의 새로운 메달밭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신생종목이다 보니 뚜렷한 규정이 없어 선수들이 부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국제 빙상계 “규정 보완 필요” 한 목소리

“미는 건 기본이에요. 손으로 잡아당기고, 꼬집기도 해요. 몸싸움이 정말 심해요.”(김보름)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가 한국빙속의 새로운 메달밭으로 떠오르고 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한국에 더 많은 금빛 소식을 들려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매스스타트는 쇼트트랙만큼이나 변수가 많다. 신생종목이다 보니 뚜렷한 규정이 없어 선수들이 부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

2016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승훈(28·대한항공)은 “솔직히 쇼트트랙보다 몸싸움이 더 치열하다. 쇼트트랙은 손을 쓸 수 없는데, 매스스타트는 몸에 손을 대는 게 허용된다”며 “레이스 도중 손이나 어깨로 상대를 거칠게 밀치는(국제대회에선 대부분 허용) 인라인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작전도 물론 중요하지만 안 넘어지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은메달을 딴 김보름(23·강원도청)도 “미는 건 기본이다. 이번 대회에선 24명이 한꺼번에 레인을 탔는데 몸싸움이 너무 심해 힘들었다. 실제 선수들이 많이 넘어지지 않았나. 정말 힘든 종목이다”며 고개를 저었다.

매스스타트는 기록경기인 스피드스케이팅에 순위가 더 중요한 쇼트트랙의 요소를 가미해 재미를 더한 종목이다. 그러나 선수들의 증언처럼 부상 위험이 크다. 김관규 대한빙상경기연맹 이사는 “아직까지 규정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되지 않고 있지만, 선수들의 안전을 우려하는 지도자들이 많다”며 “장거리 선수들이 매스스타트만 뛰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규정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국제 빙상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승훈은 “한꺼번에 너무 많은 선수들이 경기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2번에 걸쳐 경기를 하는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고 들었는데 좋을 것 같다. 그 대신 체력은 더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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