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지원 달라진 것 없다는데…선수 훈련수당까지 줄인 삼성

입력 2016-02-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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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는 지난해 12월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대주주와 운영주관기업이 이관 된 뒤 “최대주주가 제일기획으로 변경됐을 뿐 그룹의 지원 등 지금까지 운영과 달라지는 점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선수단은 이미 큰 변화를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삼성은 1982년부터 2015년까지 타 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프런트가 모두 부러운 시선을 보내던 구단이었다. 파격적 지원과 후한 연봉협상, 팀에 헌신한 프리에이전트(FA)에게 안기는 고액의 계약금과 연봉, 그리고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의 사례처럼 과감한 해외 진출 허용 등 여러 측면에서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제일기획으로 운영주체가 바뀐 시점을 전후로 박석민(NC)과 FA 협상에 실패했고, 외국인선수 앨런 웹스터(총액 85만달러·약 10억원)와 콜린 벨레스터(총액 50만달러·약 5억9000만원) 영입에서도 과감한 투자는 없었다. 야마이코 나바로(지바롯데)와의 재계약에도 성공하지 못했다.

전력 구성에 필요한 예산만 줄어든 것이 아니었다. 풍족한 지원은 삼성 선수들의 자랑거리였지만, 여기에도 변화가 시작됐음이 감지됐다. 올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지만 선수들은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항목에서다.

삼성은 과거 스프링캠프를 진행하면서 연봉 외에 훈련수당 또는 여비 개념의 예산을 집행해왔다. 1차 스프링캠프지인 괌에서 700달러(약 86만원)씩, 2차 스프링캠프지인 오키나와에서 10만엔(약 110만원)씩을 선수들에게 지급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한 관계자는 “괌에서 500달러(약 62만원), 오키나와에서 5만엔(약 55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고액 연봉자들에게는 1·2차 스프링캠프를 합쳐 약 80만원의 차이는 큰 액수가 아니다. 그러나 1·2군을 오가는 젊은 선수들에게는 매우 요긴한 돈이다. 또 아무리 고액 연봉자라고 해도 ‘우리 구단이 많이 달라졌구나’라는 생각을 품을 수 있다. 구단 입장에선 수천만원의 예산을 절감할 있겠지만, 주축 전력의 트레이드 시도와 제일기획의 해외 매각 움직임이 불거진 시점이기에 삼성 선수단이 체감하는 변화의 강도는 훨씬 클 수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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