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亞 2차예선 쿠웨이트전 취소? 슈틸리케호엔 악재

입력 2016-02-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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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쿠웨이트 징계로 내달 29일 경기 불투명
FIFA 랭킹포인트 최종예선 조추첨 영향

딜레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막바지 일정이 그렇다. 예정대로라면 축구대표팀 ‘슈틸리케호’는 다음달 24일 레바논과 격돌한 뒤 29일 쿠웨이트를 만나야 한다. 조 추첨에서 1번 시드를 배정받은 덕에 마지막 2경기가 모두 홈에서 펼쳐지게 된다. 일찌감치 대진 장소 섭외에 나선 대한축구협회는 레바논전을 안산, 쿠웨이트전을 대구에서 소화하기로 했다.

그런데 쿠웨이트전이 열린다고 단언할 수 없다. 쿠웨이트가 체육계에 대한 정부의 간섭으로 인해 국제축구연맹(FIFA) 및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징계를 받은 탓이다. 파장은 상당했다. 지난해 11월 열릴 예정이던 쿠웨이트-미얀마전에 대해 FIFA는 쿠웨이트의 0-3 몰수 패 결정을 내렸다. 뒤이어 예정된 경기가 한국-쿠웨이트전이다. 현재 FIFA는 대한축구협회에 3월 10일까지 경기 개최 여부를 알려주기로 한 상황.

일단 한국은 쿠웨이트전이 성사되길 희망한다.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 추첨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FIFA 랭킹을 높일 수 있는 포인트가 걸려있다. 축구협회는 쿠웨이트전 취소를 대비해 오세아니아 뉴질랜드와의 평가전도 고려했지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우리보다 랭킹이 낮은 팀을 초청해 승리해도 좋은 포인트를 받을 수 없다. 2월 기준 한국은 53위, 뉴질랜드는 150위다. 그렇다고 더 높은 랭킹의 상대를 당장 찾을 수 없을 뿐 아니라, 평가전 확정 계약을 하는 것도 현 시점에선 불가능하다. 초청하기로 한 뒤 취소하는 건 엄청난 국제 결례다.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 추첨은 4월 중순 열릴 예정이고 FIFA는 4월 초 랭킹을 기준으로 시드를 배정한다. 혹여 쿠웨이트전 몰수 승이 이뤄져도 이 결과는 아무리 빨라도 5월 이후에나 합산될 수 있다. 전례도 있다. 몰수된 쿠웨이트-미얀마전 최종 결론은 올해 1월에 나왔다. FIFA 징계위원회 결정까지 경기일부터 2개월의 시간이 소요된 셈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결론적으로 쿠웨이트전을 진행하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다. 1번 시드를 받지 못하면 최종예선 일정이 꼬일 수 있다. 어설픈 평가전은 차라리 안 하느니 못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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