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여배우들의 도전이 아름답다

여배우들의 선택은 ‘도전’이다. 영화 ‘무수단’에서 여성 장교 역을 맡은 이지아와 ‘널 기다리며’로 스릴러에 처음 도전한 심은경, ‘해어화’를 통해 두 여성의 우정과 경쟁을 그려낸 한효주가 도전을 실천한 주역들이다(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골든타이드픽쳐스·더램프·영화사수작

이지아-‘무수단’서 특수부대 중위 역
심은경-‘널 기다리며’서 스릴러 도전
한효주-‘해어화’서 청순 이미지 벗어

올해 봄, 여배우들의 선택은 ‘도전’이다.

이지아와 심은경 그리고 한효주가 주연영화를 통해 고정된 이미지를 전복할 만한 과감한 도전에 나선다. 장르나 역할에 장벽을 두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지아는 첫 영화에서부터 특수부대 중위라는 만만치 않은 역할을 소화했다. “새로운 도전이 늘 기다려진다”는 그는 3일 개봉하는 ‘무수단’(감독 구모·제작 골든타이드픽쳐스) 속 비무장지대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하는 책임을 맡는다.

극중 상황은 물론 실제 촬영현장에서도 홍일점이었던 이지아는 “여성으로서 사건을 파헤치고 맞서는 내용이 아주 매력적이었다”며 “배려 받기를 거부하고 실제와 다름없는 총을 들고 행군에 가까운 촬영을 소화했다”고 밝혔다.

도전을 향한 여배우의 열망은 자신이 가진 고유한 타이틀이 흔들릴 수도 있을 위험까지도 감수하게 한다. 때문에 ‘흥행 퀸’ 심은경이 처음 택한 정통 스릴러 ‘널 기다리며’(감독 모홍진·제작 영화사 수작)에는 더 뜨거운 시선이 모인다.

심은경은 “배우로서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고 “다른 장르의 도전이 절실한 때에 작품을 만났다”고 했다. 앞서 ‘써니’와 ‘수상한 그녀’의 연속 흥행 덕에 충무로가 가장 욕심내는 배우로 떠올랐지만 그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찾아 나섰다. 영화에서 심은경은 아버지를 죽인 살인마에게 복수를 시작하는 인물. 유쾌하게 관객을 유혹해온 그의 매력은 이번 영화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심은경은 “차갑고 순수한 양면성을 보여주며 섬뜩하게 다가가려 했다”고 말했다.

이지아와 심은경이 선택한 배역과 장르는 그동안 남자배우를 더 선호했고, 실제로 제작진 역시 남자배우들을 주로 기용해온 영화들이다. 하지만 여배우들의 과감한 선택에 이제는 스릴러와 미스터리 속 인물들이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4월 개봉하는 영화 ‘해어화’(감독 박흥식·제작 더 램프)의 한효주도 기대감을 얻는다. 고집스러울 만큼 멜로 장르를 고집해왔지만 이번에는 ‘사랑’ 대신 ‘우정’과 ‘경쟁’을 택했다. 1943년을 배경으로 최고의 가수를 꿈꾸는 두 여인의 이야기를 그린다.

‘해어화’ 제작사 관계자는 “청순한 이미지로 자리 잡은 한효주를 잊어도 좋다”며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도발적으로 변해가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