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만 유커 잡아라’ 동남아까지 뛰어든다

입력 2016-03-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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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비자수수료 면제 등 ‘유커 모시기’
일본은 ‘택스프리’로 중국인들 입맛 잡아
문체부, 불량여행사 퇴출…질 향상 주력

1년에 해외로 나가는 관광객이 약 8000만명, 2020년에는 2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인 관광객(유커) 유치 경쟁이 2016년 초부터 뜨겁다. 한국과 일본이 잇따라 중국인 관광객 맞춤형 정책을 내놓는 가운데, 최근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도 가세하고 있다.


● 양과 질, 두 마리 토끼 겨냥한 한국

정부는 8일 ‘중국 단체관광 시장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1월 2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6 한국관광의 해’ 개막식에서 밝힌 비자수수료 면제, 발급요건 간소화, 면세점 즉시 환급제 실시 등에 이은 중국 방한시장 장려책 2탄이다.

1월 정책이 중국인 관광객 증가세를 높이는 양적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정책은 관광상품의 질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질 낮은 저가단체관광 상품을 운영하는 전담여행사를 상시퇴출하고, 자격증 대여나 무자격자 고용 등 불법행위에 대한 신고포상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인 관광객에서 바이링허우(80년대생 출생) 주링허우(90년대생 출생) 같은 젊은 세대가 크게 늘고, 쇼핑에 쏠렸던 선호 콘텐츠도 체험관광 등으로 다양화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김종 문체부 제2차관은 “불량 저가상품 퇴출로 방한상품 가격이 올라가 일시적으로 한국관광 수요가 감소할 수 있지만, 고품격 관광상품 발굴 등 후속대책을 통해 장기적으론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 앞선 인프라 바탕, ‘택스프리’의 강점 극대화

일본은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이 1973만7000명을 기록, 1323만2000명에 머문 한국을 2008년 이후 7년 만에 역전했다. 시장 역전도 뉴스였지만, 격차가 650만여명에 달한 것은 더 충격이었다. 2015년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여행자의 소비액도 역대 최대인 3조엔 대(30조원 대)를 기록했다.

일본은 15년 안에 연간 외국인 관광객을 3000만명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 관광객 증대 회의에서 “도쿄, 교토 등의 ‘황금 코스’ 외에 일본 전역의 매력을 세계 관광객에게 선보여야 한다”며 “3000만명 달성을 위해 지방 국제항공편을 늘리고, 입국심사 간소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80년대부터 전국적으로 조성한 숙박, 교통, 레저 등의 각종 관광 인프라가 탄탄하다. 여기에 기존 가전제품, 카메라 의류 정도였던 면세품목에 화장품, 식료품, 생활용품 등을 추가하고, 2만1000여개에 달하는 ‘택스프리’(사후면세점)를 강화하면서 쇼핑에 관심 많은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 태국, 말레이시아도 비자완화 등 유커 유치 나서

동남아 관광강국 태국은 지난해 방콕의 폭탄테러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관광객이 3000만명을 기록했다. 이중 중국 관광객은 무려 800만명. 최근 일부 중국인 관광객이 현지에서 보여준 꼴불견 행태가 외신을 통해 종종 화제가 되고 있지만, 800만이란 숫자가 보여주듯 태국에서 ‘중국인 관광객’은 절대 갑의 위치다.

태국은 현재 중국인 관광객에게 비자수수료 면제, 단체관광객이 지정여행사를 통해 직항편으로 오면 도착비자를 발급해주는 등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짜리 복수비자도 발급하고 있다.

연간 중국인 관광객 800만명을 목표로 세운 말레이시아도 1년간 온라인 여행비자 발급과 15일 이하로 거주할 경우 비자를 면제해주는 정책을 3월부터 실시하고 있다.

김재범 전문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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