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 스포츠동아DB
29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던 쿠웨이트와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최종전(8차전)이 연기된 가운데 축구국가대표팀 ‘슈틸리케호’는 대체 A매치 상대로 태국을 확정했다. 21일 소집될 대표팀은 24일 경기도 안산에서 레바논과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7차전을 치른 뒤 출국해 27일 태국 방콕에서 원정 친선경기를 펼친다. 스포츠와 정치의 완전 독립을 요구해온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해 정부가 체육행정에 관여할 수 있는 스포츠 법안을 만든 쿠웨이트에 징계처분을 했는데, 지난해 11월 쿠웨이트-미얀마전도 같은 이유로 취소한 뒤 미얀마의 3-0 몰수게임 승리를 결정했다.
당초 FIFA는 시한을 10일로 정해놓고, 대한축구협회에 “이 시점까지 쿠웨이트의 징계가 풀리지 않으면 별도 A매치를 추진해도 좋다”고 통보했고, 상황이 진전되지 않자 ‘무기한 연기’ 처리를 했다. 한국은 앞서 뉴질랜드와도 평가전을 추진했으나 이 같은 상황을 상대국이 이해하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고, 대안으로 접촉한 태국과 스파링을 성사시켰다.
이에 축구계의 반응은 뚜렷하게 엇갈린다. 태국이 한국처럼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F조 선두를 달리지만, FIFA 랭킹 57위의 우리보다 한수 아래의 전력(태국 118위)이라는 사실이 아쉽다는 시선도 많다. 상대전적부터 30승7무9패로 한국의 압도적 우위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축구협회가 손에 쥔 카드는 많지 않았다. FIFA는 A매치 기간 팀당 최대 2경기까지 치를 수 있고, 각 경기가 서로 다른 대륙에서 열리면 편도비행시간이 5시간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이런저런 제약 때문에 A매치 포기까지 고민하던 중 태국에서 상당히 좋은 조건을 내밀었다. 왕복항공, 현지교통, 숙박 등은 물론 대전료(Match Fee)까지 지급하겠다는 의지를 태국축구협회가 전해왔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정확한 액수는 공개할 수 없지만 우리가 일정 부분을 받는 조건이다. 다만 TV 중계와 경기장 A보드 광고권 등 마케팅 권리는 상대국에 귀속된다. 긴 시간 날아와 레바논전 1경기만 치르고 소속팀에 되돌아가면 대표팀에도 분명 손해다. 선수단 컨디션 체크 등의 측면에서 대표팀이 얻는 부분은 있다”고 설명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