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DA:다] 영웅을 다루는 ‘1박 2일 시즌3’의 영리한 진정성

입력 2016-03-21 09: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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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가 안중근 의사 최후의 행적을 쫓으며 안방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1박 2일 시즌3'는 20일 방송에서 하얼빈 특집 마지막 날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행적을 뒤따랐다.

이날 멤버들은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함께 계획한 동지와 세부사항을 논의했던 조린공원에 이어 생애 마지막 사진을 남기기 위해 찾았을 것으로 추정된 사진관 등을 찾았다.

또한 거사를 앞두고 머물렀던 숙소에서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생각을 추측해 보는 한편, 거사 당일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던 당시의 현장을 찾기도 했다.


이날 특집은 단순히 해당 사건이 일어난 장소만을 찾는데 그치지 않고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행적을 시간대별로 재구성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그동안 근현대사 교과서에서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쐈다'는 단 한줄로만 알고 있었던 이 사전의 전후를 살피면서 예능이 아닌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인상을 줬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안중근 의사가 어떤 사건을 벌였고 어떤 고초를 당했는지에 집중하지 않았다. 시청자들에게 일본에 대한 반감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안중근 의사의 사상에 집중하게 만든 것이었다.

특히 제작진은 하얼빈에서 뤼순 감옥으로 끌려와 사형을 당할 때까지 머물렀던 안중근 의사의 방을 보여주고 감옥에서 마지막을 준비했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안중근 의사라는 인물이 영웅이기 이전에 '동양 평화'를 주장한 한 명의 걸출한 사상가였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렇게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행적을 쫓은 후 제작진은 다시 우리가 숨쉬고 살고 있는 현재로 포커스를 맞췄다. 동양 평화와 독립된 조국에서 쉬게 해달라는 안중근 의사의 유언을 둘 다 지키지 못한 우리를 질타한 것이다.

'1박 2일'은 이번 특집을 통해 안중근 의사의 행적을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영웅을 이해하려 했고 시청자들에게도 그가 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해야만 했는지를 이해시켰다. 어쩌면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상투적인 메시지만 전할뻔한 이번 특집은 제작진의 영리한 '진정성'으로 시청자들 가슴에 안중근 이름 석자를 새길수 있었다.

사진│KBS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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