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박영옥 원장 “기후·치안·바이러스 등 악조건…현지 캠프 무조건 필요”

입력 2016-03-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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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개발원(KISS)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한국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측면지원하고 있다. 박영옥 KISS 원장이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한국스포츠개발원(KISS)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한국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측면지원하고 있다. 박영옥 KISS 원장이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KISS 박영옥 원장이 바라본 리우올림픽

남미 환경, 국내와 모든 면에서 차이
브라질 사전답사 통해 대처방안 마련

현장에 분야별 석·박사 20여명 동원
맞춤훈련·심리상담·분석자료 등 제공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불과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4월 총선이 끝나고 나면 한국사회의 핫이슈는 자연스레 올림픽으로 향할 것이다. 종합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한 태극전사·낭자들은 값진 땀방울을 흘리며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일단 실력 면에선 크게 우려스러울 것이 없다. 언제 어디서나 당당히 대한민국 스포츠의 위대한 힘을 전 세계에 떨친 이들이다. 그러나 마냥 장밋빛 전망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올림픽이 펼쳐질 브라질은 여전히 우리에게 낯선 땅이다. 20여시간에 달하는 긴 비행시간과 반나절 이상(12∼13시간)의 시차도 부족해 불안한 치안과 도무지 예견할 수 없는 각종 풍토병에 대한 우려까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들이 많다. 2년 전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한 축구국가대표팀이 고전을 면치 못한 가슴 아픈 기억도 있다. 어느 때보다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에 스포츠동아는 태릉선수촌 내에 위치한 한국스포츠개발원(KISS)을 찾아 박영옥(59) 원장과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각종 체육정책을 마련하고 시행해온 KISS는 리우올림픽에 대비해 대한민국 선수단이 절정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이미 시작했다. KISS가 바라보는 리우올림픽은 과연 어떨까.


-최초의 남미올림픽이다. 대회 전망은 어떻게 바라보나.

“일단 지구 남반구에서 열리는 첫 올림픽은 아니다. 다만 남미라는 특성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브라질은 기후, 음식, 언어, 치안, 문화 등 모든 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당연히 적응의 어려움이 자칫 경기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전지훈련과 사전 적응훈련을 진행하는 각 종목 협회에서도 현실적인 제약과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안다.”


-현지 캠프를 반드시 구성해야 선수단이 대회 기간에 혼란을 겪지 않을 텐데.

“무조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역대 올림픽 때도 현지 캠프는 대한체육회와 연계해 구성했다. 그런데 지금은 현지 사정이 원활하지 않다. 양궁대표팀이 거의 유일하게 사전 적응을 경험했는데, 일단 대회기간 선수촌에서 생활할 선수들에게는 큰 문제가 없지만 지원스태프 활동에는 제약이 많다고 들었다. 지극히 허술한 숙소인데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부르는 등 황당한 사례가 많다. 대부분의 협회가 현지 캠프 구성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KISS는 올림픽을 대비해 선수단에 어떤 지원을 진행하고 있나.

“스포츠과학 지원은 대표팀과의 협력사업이다. 금메달 가능 중점종목(양궁·사격·유도·펜싱·태권도·레슬링·체조)과 메달 가능 전략종목(배드민턴·탁구·하키·복싱·역도·요트)으로 나눠 지원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마련된 ‘국가대표경기력지원사업’, ‘영상분석센터’를 통해 동·하계올림픽에 대비하고 있다. 관련 분야 석·박사로 구성된 20여명의 임시직 연구원들을 충원해 현장밀착지원을 진행 중이다.”


-종목별 특성이 각기 다르다. 요구사항들도 저마다 다를 텐데.

“당연히 지원 형태가 조금씩 차이가 있다. 체력트레이닝과 동작기술분석, 심리, 경기분석 등 4가지 파트를 설정했다. 각 종목 담당 박사들이 해당 대표팀과 협의해 협업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태권도의 경우, 근파워와 근지구력 향상을 위해 맞춤형 체력프로그램을 제공한 뒤 심리상담까지 진행한다. 하키는 체력프로그램과 GPS 시스템을 활용한 경기분석을, 탁구는 심리상담과 상대국 주요 선수 경기 및 동작 패턴 등에 대한 연구를 지원한다.”


-경기 외적인 지원도 필수다.

“올림픽 선수단을 대상으로 사전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체육회의 위탁으로 체육인재육성재단이 시행하는데, 안전과 질병, 반도핑과 판정소청 등 최신 업데이트 버전 자료들을 가능한 많이 제공할 생각이다. 스포츠개발원 스포츠과학실 주관 하에 체력(시차적응·피로회복·체중조절·영양섭취 등)과 심리(불안·자신감·목표설정·집중력 등), 경기분석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리우올림픽은 신종바이러스 등 그라운드 외적 영향이 많은 대회로 우려되는데.

“2014브라질월드컵이 열린 도시와 리우올림픽이 개최될 주요 지역에서 발생됐거나 우려된 질병에 대한 증상을 확인하고 있다. 정리되면 대처방안까지 제시한다. 최근 화제가 된 지카바이러스는 백신과 뚜렷한 치료약이 없어 예방법 마련이 필수다. 이밖에 수질오염과 음식, 물 등 환경적 요인에 대해선 사전답사를 통해 확인하고 대처방안을 논의한다.”


-체육 현장에서 선수단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부분이 있다면.

“결전이 다가온 만큼 탁구와 하키 등에서 상대국과 상대선수의 경기영상을 확보하고, 편집해달라는 요청이 많다. 스포츠개발원 차원에서 경기분석팀을 세계선수권 등 각 국제대회에 파견해왔다. 여기에 세부적인 경기운영과 전술분석 등을 부탁해온다. 양궁 종목은 부담감을 줄여주는 심리상담과 교육을, 태권도에선 재활과 체력보강을 신경 쓰고 있다.”


-올림픽에 대비해 해외 스포츠단체와는 어떤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있나.

“지금은 굉장히 민감한 시기다. 기술적인 부분을 공유 받을 수 없다. 그간 누적된 노하우와 지식을 총동원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2년 주기로 한·중·일 3개국이 스포츠과학 콘퍼런스를 돌아가며 개최하고 있는데, 이런 자리에서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과 일본에서 가져오는 자료들은 크게 도움이 안 될 때가 많다. 오히려 우리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그만큼 발전했음을 느낀다. 올림픽이 끝나면 인구나 GDP에 대비한 한국스포츠의 효율성을 배우려 하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장애인 체육과 포스트 올림픽에 대한 계획이 있다면.

“(장애인 체육 지원을 위해) 다양한 사업의 체계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외부기관과의 협력, 중장기적 전문인력 충원, 종목별 경기력 향상방안, 효율적인 관리운영체계 정비 등이 필요하다. 리우올림픽 이후에는 국가대표경기력지원사업의 효과를 확인한 뒤 관련 사업을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통합체육단체 출범으로 엘리트 육성 시스템도 변화할 텐데, 꿈나무→청소년→상비군→국가대표 등으로 이어질 장기적 선수발굴육성 시스템을 재구축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클럽 시스템을 통한 엘리트 자원들의 확대 계획은 당면한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태릉선수촌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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