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에 데뷔한 지난해 최하위에 그친 kt가 올해 시범경기 2위(10승1무5패)의 파란을 일으켰다. 시범경기 홈런 1위(6개)를 차지한 kt 김사연(오른쪽)이 2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시범경기 최종전 4회말 1사 2루서 2점홈런을 치고 김민재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내-외야 전 포지션 주전 경쟁 효과
3.불펜전력 완성·토종선발진도 안정
“시범경기니까 선배들이 막내 구단 봐줘서 그런 거지.” 27일 수원 kt위즈파크. 롯데와의 시범경기 최종전을 앞둔 kt 조범현 감독은 취재진이 순위에 대해 질문하자 빙그레 웃었다.
kt는 시범경기에서 이날 경기 전까지 9승1무5패로 2위를 달리고 있었다. 만약 1위 삼성이 이날 SK에 패하고 kt가 롯데를 이기면 1위로 시범경기를 마칠 수도 있었다. 결국 kt도 롯데를 5-3으로 꺾었지만, 삼성도 SK를 11-1로 대파해 kt는 시범경기 최종 2위에 올랐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kt가 보여준 전력은 다크호스 그 이상이었다. kt로선 특히 높은 순위 이상의 매우 뜻 깊은 수확을 챙겼다. 2014년부터 공을 들인 문상철과 김사연의 도약, 김재윤∼장시환∼조무근∼홍성용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의 확실한 완성, 그리고 정대현-엄상백-정성곤의 토종 선발진 확정이다.
김사연과 문상철은 kt가 퓨처스리그에 처음 참가한 2014시즌부터 팀의 미래가 되어줄 것을 기대하고 육성한 자원이다. 그러나 지난해 1군 투수들의 현란한 변화구에 적응하지 못했고, 크고 작은 부상마저 겪었다. 김사연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6개의 홈런을 때리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문상철도 홈런 4개로 가능성을 입증했다. kt는 김사연, 문상철의 등장으로 내·외야 모두 내부 주전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효과도 얻었다.
조 감독이 “팀의 미래가 걸려있다”며 많은 정성을 기울인 불펜 전력은 시범경기를 통해 확실히 완성됐다. 김재윤이 10.1이닝 동안 10탈삼진 1볼넷 무실점, 홍성용이 4.2이닝 동안 4탈삼진 무실점, 장시환이 10이닝 동안 12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성적을 거뒀다. 조무근은 초반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토종 선발진도 안정권에 들어섰다. 좌완 듀오 정대현과 정성곤은 각각 11.2이닝과 9이닝 동안 1실점씩만 했다. 정대현은 안팎에서 10승급 구위라는 평을 듣고 있다. 조 감독은 “불펜은 경험만 더 깊었다면 어느 팀도 쉽게 공략하기 어려웠을 텐데”라며 에둘러 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선발진은 내년부터 외국인선수가 한 명 줄어들기 때문에 빨리 완성해야 했다. 잘 따라와줬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수원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