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임수정, 데뷔 16년 그럼에도 여전히 사랑스러운 배우

입력 2016-04-18 17:0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임수정은 지난 1년의 공백기동안 나름 바쁜 나날을 보냈다. 주로 영화 활동에 매진해왔기에 대중들이 바라보는 임수정의 공백기는 더욱 크게만 느껴진다.

“지난 1년간 작품을 안 했어요. 표면적으로 활동한 건 없었지만 개인적으로 바빴죠. 20대 때도 1년에 한, 두 작품씩만 찍으며 다작하지 않았어요. 특히나 영화만 해서 노출 빈도가 다른 배우들에 비해 적더라고요. 나름대로는 바쁘게 지내고 있는데 활동을 안하는 걸로 보시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에는 TV 드라마도 검토하고 있어요. 근데 아직 인연이 될 만한 작품을 못 만났어요.”

임수정은 배우이기 이전에 진정한 사랑을 소망하는 한 여성이다.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또래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누구나 그러하듯 사랑을 꿈꾸고, 가정을 바라며, 미래를 고민한다.

“지금이 너무 소중한 시간들이에요. 아직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키우지는 않지만, 내 또래의 여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조금 이기적인 싱글 생활을 보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요. (웃음) 친구들이나 아는 사람 만나면 다 비슷비슷한 이야기를 해요. 가정, 아이, 미래에 대한 대화를 나누죠. 배울 게 있으면 배우기도 하고 독서를 좋아해서 책을 많이 읽었어요.”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어선 임수정의 이미지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마치 날이 선 듯한, 깨지기 쉬운 유리 같은 이미지는 조금씩 옅어지고 있다.

“가치관이 많이 달라졌어요. 10대, 20대, 30대 때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가 달라지더라고요. 30대 초반까지는 진짜 일밖에 몰랐는데, 개인의 삶을 돌봐주지 못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나의 커리어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하루도 소중해졌어요. 김혜수, 전도연, 김희애 선배처럼 내 생활을 돌보며 길게 연기하고 싶어요. 5-60세가 넘어도 연기하고 싶지만 자신 있다고는 장담 못 하겠어요. 여배우로서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인 것 같아요.”


최근 임수정은 자신이 직접 관리하는 SNS에 민낯 사진을 공개하며 네티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동안 배우’ 임수정에게 SNS는 대중과 만나는 새로운 소통창구가 됐다.

“인간 임수정과 배우 임수정의 조화를 잘 이루면서 잘 살고 싶어요. 배우 임수정만 나이고 인간 임수정은 ‘나‘가 아닌 게 아니니까요. 애써 그동안 안 보여드리려고 한 것도 아닌데 이번에 SNS를 처음 해서 자연스럽게 보여드린 것 같아요. 이런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소통할 수 있으니 팬들도 좋아하시고요. 임수정이라는 배우에 궁금증을 가진 대중 분들도 관심을 가져주실 수 있으니 좋아요. 인간으로서 40대를 바라보는 시기에 공감을 나눌 것을 찾았다는 점이 가장 긍정적인 것 같아요.“



이러한 소소한 삶의 변화들은 작품을 보는 기준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가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만큼 작품과 캐릭터 선택에 대한 자유도도 높아지고 있다.

“조금 더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 이번 작품 같은 경우에도 두 남자 배우의 사건을 쫓는 추적 스토리에 멜로는 밑바닥에 깔아놓고 동기 부여를 해주는 역할이니까요. 그걸 알고도 충분히 의미 있는 배역이라 생각한 거죠. 상업영화에 맞는 매력 있는 캐릭터도 해보고, 저예산에서 여배우 감성을 그러낼 수 있는 작품이 있다면 그것도 참여해보고 싶고요. 그렇게 자유롭게 활동해나가면 한국영화계에 보탬도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작품을 고를 때도 홀로 독단적으로 선택하기보다는 주위의 의견을 중시한다. 독립영화에 출연을 확정한 임수정은 다음 차기작 선택을 위해 고심 중이다.

“작품을 고를 때 함께 얘기도 나누고 모니터링도 하는 편이에요. 근데 내 생각과 다른 생각이 많은 경우엔 고민을 많이 해요. 이번에 김종관 감독님의 독립영화에 작게나마 참여해요. 그 외엔 아직 공식적으로 정리되지 않았어요. 다른 여배우분들도 참여해서 옴니버스 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에요. 저예산의 독립영화지만 시나리오도 재밌고 연기를 좀 더 보여줄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 하반기쯤에는 촬영장에 있고 싶긴 해서 괜찮은 작품을 만날 수 있다면 꼭 하고 싶어요.”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CJ E&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