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판 최악 부진’ 코프랜드, 반전의 열쇠 2가지

입력 2016-04-2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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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7회말 LG 선발 코프랜드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한국 데뷔 무대를 가졌던 코프랜드는 3.1이닝 8피안타 4볼넷 7실점을 기록했다. 고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기대 이하의 실망스러운 투구였다. LG 새 외국인투수 스캇 코프랜드(29) 얘기다.

코프랜드는 2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넥센을 상대로 KBO리그 첫 등판에 나섰다. 경기 전 LG 양상문 감독은 “코프랜드가 잘 던졌으면 좋겠다. 100구 이상 던지긴 어려울 것 같다. 구위를 점검하면서 끌고 가겠다”고 밝혔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코프랜드의 투구 영상을 봤는데 슬라이드 스텝이 괜찮더라”고 밝혔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제구가 몹시 흔들렸다. 공인구에 적응이 덜 된 탓도 있겠지만, “탁월한 제구력을 앞세워 땅볼을 유도하는 스타일”이라는 기존 평가와는 거리가 있었다. 이날 코프랜드는 3.1이닝 동안 8안타(1홈런) 4볼넷 2삼진 7실점(6자책)을 기록했는데 투구수 74개 중 스트라이크가 39개(볼 35개)에 불과했다.

특히 이날 2번째로 많이 던진 커브는 16개 중 11개가 볼이었을 정도로 제구가 나빴다. 투심패스트볼의 최고구속은 150㎞까지 나왔으나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워낙 커 넥센 타자들이 쉽게 속지 않았다. 슬라이더(12개)와 체인지업(6개)도 위력적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몰린 공은 여지없이 배트 중심에 맞아 나갔다. 3회말에도 김하성에게 던진 투심패스트볼이 한가운데로 몰려 홈런을 허용했다. 결국 팀은 2-10으로 완패했고, 코프랜드는 데뷔전에서 패전투수가 되는 아픔을 맛봤다.

첫 등판에서 부진했다고 ‘실패한 투수’라 단정할 수는 없다. 반전의 열쇠를 찾아야 한다. 첫째는 공인구 적응이다. 이날 코프랜드는 커브와 슬라이더를 던질 때 손에서 공이 빠져 어려움을 겪었다. 제구가 잘됐을 때 종으로 휘는 슬라이더는 매우 날카로웠다. 1회말 김민성을 삼진 처리한 구종이 바로 슬라이더였다.

둘째는 커맨드. 스트라이크와 볼에 상관없이 공을 원하는 코스에 꽂아 넣는 능력이다. 이날 코프랜드의 공은 한가운데 몰리거나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났다. 넥센 타자들은 한가운데 몰린 공을 여지없이 배트 중심에 맞혔고, 볼은 쉽게 골라냈다. 코프랜드의 특장점인 땅볼유도능력도 일단 제구력이 뒷받침돼야 보여줄 수 있다. 이날 코프랜드가 희생번트 포함 땅볼로 잡아낸 아웃카운트는 10개 중 6개였다. 투심패스트볼과 싱커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면 땅볼이 나올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고척 | 강산 기자 pos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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