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시빌 워’, 韓 시장이 중요한 까닭은?

입력 2016-04-2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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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싱가포르에서 한국 기자단을 만난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의 주역들. 조 루소 감독, 세바스찬 스탠, 크리스 에반스, 안소니 마키(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22일 싱가포르에서 한국 기자단을 만난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의 주역들. 조 루소 감독, 세바스찬 스탠, 크리스 에반스, 안소니 마키(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세계 최초로 개봉 ‘특별사랑 전략’
개봉 앞두고 압도적 예매율 과시
美 시사회 극찬…흥행 질주 예고

‘전략’은 통했다.

미국보다 9일이나 빠른 27일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의 제작사 마블스튜디오와 그 배급 총본부 월트 디즈니의 꿈은 이미 이뤄졌다. 개봉을 나흘이나 앞둔 24일 오후 4시 현재 91.4%의 예매율은 할리우드발 슈퍼 히어로들이 당분간 한국 극장가를 장악할 것임을 말해준다. 그것도 대단히 파괴적으로.

미주 지역 시사회를 통해 극찬에 가까운 호평을 이끌어낸 이들은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비롯해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등 마블 ‘소속’ 슈퍼 히어로에 대한 한국 관객의 특별한 사랑을 다시 한 번 기대하며 일찌감치 개봉 일정을 확정했다. 찬사의 자신감과 흥행 경험치를 버무리는, 한국시장을 향한 할리우드의 발걸음이 그만큼 바빠진 셈이다.

22일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지역 프로모션에 나선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의 주역들이 한국 관객과 그 시장에 대한 애정과 기대치를 드러낸 것은 그 ‘전략’상 당연한 것처럼 보였다.


● “아이 러브 코리아!”

이날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컨벤션센터에서 만난 캡틴 아메리카 역의 크리스 에반스는 첫 인사에서부터 “한국 영화산업은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설국열차)에 참여한 적이 있다. 선진적이다”고 말했다. 팔콘 역의 안소니 마키는 “아이 러브 코리아!”라며 “안녕히 가세요”라는 우리말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물론 한국 관객에 대한 일종의 배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연출자 조 루소 감독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그는 “한국 시장에 대한 존경심과 존중심이 크다”면서 “그동안 마블스튜디오의 작품이 (한국에서)사랑받기도 했다. 각 시장별 구조와 반응 등을 보고 개봉 최적 시기를 정하는데 그만큼 한국 시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결국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는 ‘어벤져스 군단’으로 묶이는 슈퍼 히어로들에 대한 한국 관객의 유난한 애정과 이를 분석해 전망할 줄 아는 할리우드의 명민한 전략을 드러내는 단적인 사례가 되는 셈이다.

슈퍼 히어로들, 가치와 신념의 대결!

이 같은 자신감은 “히어로 무비의 시장이 포화한 상황, 그래서 뭔가 차별화할 작품”(조 루소)을 만들어내며 얻은 것이기도 하다. 감독은 “특별한 스토리텔링에 감정과 유머를 깊이 실으려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화는 악에 맞서는 슈퍼 히어로가 아니라 그들 스스로 서로 치열하게 대적하는 ‘상상’ 속 상황을 구현하며 새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영화는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등 어벤져스 군단이 악에 맞서는 사이 무고한 민간의 희생 등이 잇따르면서 UN을 비롯한 전 세계 각국 정부가 ‘슈퍼 히어로 등록제’를 통해 이들을 통제하려 하며 시작된다. 이에 반대하며 친구 윈터 솔져를 구해내려는 캡틴 아메리카를 주축으로 팔콘, 호크 아이, 스칼렛 위치, 앤트맨의 ‘팀 캡틴’과, 아이언맨이 블랙 위도우, 워 머신, 비전 등과 힘을 모으는 찬성파 ‘팀 아이언맨’이 일대 격전을 펼친다. 마블스튜디오 ‘소속’ 모든 캐릭터가 등장하며 새롭게 스파이더맨이 다시 ‘영입’되고 블랙 펜서 등 새로운 캐릭터도 선보인다.

단순 선악의 대결을 넘어 정의로움이라는 슈퍼 히어로의 가치 아래 각기 지닌 또 다른 신념이 충돌하는 상황. 크리스 에반스는 “악당과 싸우는 게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삶 속에서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영화에 특별함을 더한다”고 자신했다. 그의 말대로 영화가 끝까지 그 심지 곧은 메시지와 철학을 끈기 있게 이어가는가에 대한 판단과 상관없이 제작진의 의도는 상당히 현실화했고, 새로운 슈퍼 히어로 무비로서 가치가 충분해 보인다.

그렇다면 실제 이들의 싸움에서 승자는 누구일까? 안소니 마키는 “(지금 우리가 입은)티셔츠가 터지는 거 안 보여? 당연히 우리가 이긴다. 우린 젊고, 얼마나 핸섬하냐. 그런 질문을…”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포스터 속 ‘팀 아이언맨’을 가리키며 “늙었잖냐. 근육도 없다. 아이언맨 슈트 밖에 없다. 싸움은 근육으로 이기는 거다. 근육이 없다”면서 “머슬스(muscles, 근육)! 머슬스!”를 연방 외치며 웃음을 자아냈다.

싱가포르|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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