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지아니 인판티노 회장(오른쪽)이 27일 방한해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 타워에서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내년 한국에서 열릴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한국축구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최첨단 시설 갖춘 한국, 열정이 성공 요인
FIFA 개혁, 핵심 비즈니스는 축구 그 자체
월드컵 출전국 확대…아시아 6개국 될 것”
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한국을 찾아 내년 국내에서 개최될 20세 이하(U-20) 월드컵의 준비상황을 살피는 한편 FIFA 개혁의지를 재천명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27일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정 회장과 함께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에 대해 논의했다. 더불어 FIFA의 파트너사에 나의 비전을 보여주고, 향후 어떻게 FIFA를 운영할지 보여주기 위해 왔다”고 방한 배경을 밝혔다.
FIFA는 현대·기아자동차와 1999년부터 공식 파트너십을 유지해왔다. 이 때문에 당초 인판티노 회장과 정 회장이 FIFA와 현대·기아차의 스폰서십 연장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두 사람의 대화는 U-20 월드컵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 회장은 U-20 월드컵 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다.
어린 시절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차범근을 보고 자랐다는 인판티노 회장은 U-20 월드컵의 성공 요인으로 ‘열정’을 꼽았다. 그는 “축구의 열정을 스스로 느껴야 한다. 한국 국민들의 열정이 함께한다면 선수들도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이미 최첨단의 시설을 갖췄고, 조직위와 협회 차원에서 준비도 완벽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U-20 월드컵은 한국축구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개혁을 시도하고 있는 FIFA의 현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동안 FIFA는 각종 비리로 불명예를 안았다. 인판티노 회장은 “시대가 변했다. 새로운 FIFA의 이미지를 만들고, 투명한 조직을 건설 중이다”며 “핵심 비즈니스는 축구 그 자체다. 전 세계 축구 발전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다짐했다. 축구팬들의 신뢰를 되찾고, 축구 그 자체를 FIFA의 중심으로 돌려놓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선거전 당시 전 세계 축구의 균형 발전을 약속했다. 핵심은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방안을 찾는 데 있다.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를 방문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인판티노 회장은 “아프리카와 같이 이동경로가 복잡한 국가에 대해 재정적으로 지원하겠다”며 “이미 기금은 마련된 상태다. 재정위원회와 여러 위원회를 통한 승인 과정에 있다. 만약 승인 받지 못한다면 위원회가 올해 실질적으로 투자를 늘릴 방안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또 월드컵 출전국을 32개국에서 40개국으로 늘리겠다고 한 선거 공약과 관련해선 “아시아의 경우 적어도 6개국이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4.5장인 아시아 몫의 월드컵 출전권도 확대할 방침임을 내비쳤다.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한 인판티노 회장은 28일 출국한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