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레슨 받고 훌쩍 큰 ‘한국 수영 보배들’

입력 2016-04-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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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현이 26일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열린 제88회 동아수영대회 2일째 여자 일반부 접영 50m 결승에서 또다시 26초30의 한국신기록을 수립한 뒤 기뻐하고 있다. 광주|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국가대표 2차선발전 겸 제 88회 동아수영대회

안세현·여고생 조현주, 각각 한국신
지난해 마이클 볼 지도 받고 급성장
생애 첫 올림픽행…“결승진출 목표”

안세현(21·SK텔레콤)과 조현주(16·울산스포츠과학고)는 여자수영의 보배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여자 혼계영(400m) 은메달리스트 안세현과 여고생 스타 조현주는 25일부터 29일까지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국가대표 2차 선발전을 겸해 열리는 제88회 동아수영대회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안세현은 여자 일반부 접영 50m(26일)에서 하루에만 2차례 한국기록을 갈아 치우는 괴력을 발휘했다. 예선 26초62를 결승 26초30으로 단축했다. 접영 50m는 올림픽 종목이 아니지만, 한 선수가 같은 대회에서 내리 기록을 깨는 것은 흔치 않다. 안세현은 27일 접영 100m 결승에서도 57초61을 찍어 올해 3월 호주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스오픈챔피언십에서 자신이 작성한 종전 한국기록(58초19)을 깬 데 이어 올림픽 A기준기록(58초74)도 통과했다.

조현주의 실력도 상당하다. 장거리 종목인 자유형 800m(여자 고등부·26일)에서 8분40초79로 한국기록을 세웠다. 올림픽 B기준기록(8분51초96) 통과. 종전 기록 역시 본인이 갖고 있었다. 2월 김천전국수영대회에서 수립한 8분41초09. 조현주는 최근 장거리에 주력해왔다.

둘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호주 레슨이다. 안세현은 지난해 2월, 조현주는 지난해 11월부터 과거 박태환을 가르친 마이클 볼(호주)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준비했다. 박태환을 후원했던 SK텔레콤은 유망주 육성의 일환으로 호주 연수를 시행했는데, 인천아시안게임 현장을 찾은 볼 코치가 안세현을 콕 찍었다는 후문이다. 조현주도 호주에서 부쩍 기량이 향상됐다.

안세현의 장점은 뚜렷하다. 스타트 속도가 좋고, 남들과 다른 엇박자 팔 회전으로 스피드를 더한다. “남들이 스트로크를 4회 할 때, 난 3회 정도로 마친다. 힘을 덜 쓰면서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 “호주에선 세계적 흐름을 계속 체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영국가대표팀 안종택 감독은 “우리 전략종목이 평영이었지만, 이제는 접영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는데, 안세현이 그 중심에 있다. 그녀는 28일 접영 200m에도 출전해 올림픽 출전권 추가를 노린다.

어릴 적 여자축구선수를 꿈꾸며 스카우트 제의를 받기도 했던 조현주는 막판 300m 스퍼트가 강점이다. 500m까지 정상 흐름을 유지하다가 남은 300m에서 빠르게 치고 나간다. 구간 평균 32초대 초반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최대 8분36초대가 가능한 페이스다. 호주에선 ‘맞춤형 영법’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이전에는 물살을 가를 때 약간 손목이 돌아가는 경향이 있었지만, 많이 개선됐다. 물 저항을 줄이고 불필요한 힘을 쏟지 않게 됐다. 조현주는 “호주는 수영을 즐기는 문화다. 부담 없이 하다보니 기록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생애 첫 올림픽의 목표도 분명하다. 모두 “결승 진출이 최대 목표”라고 밝혔다. 예선∼준결승 관문을 통과해야 파이널 라운드에 오른다. 1964년 도쿄대회에서 처음 올림픽에 도전장을 내민 한국수영에서 결승 진출 경험자는 2명뿐이다. 2004년 아테네대회 여자 개인혼영 200m(7위) 남유선, 2008년 베이징과 2012년 런던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를 따낸 박태환이다. 안세현과 조현주는 “리우올림픽에서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 그리고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을 바라보며 철저히 준비할 계획”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여자 고등부 자유형 400m에선 ‘미국 유학파’ 이의섭(16·파이크스빌 고교)이 4분12초14로 올림픽 B기준기록(4분17초80)을 깼다. 이의섭은 앞선 자유형 200m에서도 1분59초69로 올림픽 B기준기록 통과와 함께 대회기록을 다시 썼다.

광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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