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빅 “타이거즈는 나의 꿈, 나의 삶”

입력 2016-05-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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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은퇴식을 연 서재응과 최희섭이 경기에 앞서 차를 타고 손을 흔들며 입장하고 있다. 후배 선수들이 덕아웃 앞에 도열해 환영했다(왼쪽 사진). 김기태 감독(가운데)이 최희섭과 서재응에게 유니폼이 담긴 기념 액자를 선물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타이거즈 키드 ‘서재응-최희섭’ 은퇴식 하던 날

2009년 우승 유니폼 입고 환호 속 등장
선수들 가족·양팀 주장들 꽃다발·공로패
서재응·최희섭 이름 달고 뛴 투수·타자들
한화전 8-7…떠나는 두 선배에 값진 선물


서재응(38)과 최희섭(37)은 나란히 광주 충장중∼광주일고를 졸업하고 메이저리그(ML)를 거쳐 KIA 유니폼을 입었다. 2009년에는 KIA의 통산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해태 시절 포함)에 기여한 것까지 같다. 은퇴식도 함께했다. 서재응은 “내가 (최)희섭이 은퇴식에 숟가락을 얹었을 뿐”이라고 했고, 최희섭은 “(서)재응이 형과 은퇴식도 함께하게 돼 정말 좋다”며 웃었다.

KIA 투·타의 핵심이었던 서재응과 최희섭의 은퇴식이 1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전을 앞두고 펼쳐졌다. KIA는 현역시절 ‘나이스 가이(서재응)’, ‘빅초이(최희섭)’로 통했던 둘의 애칭을 따 은퇴식 주제도 ‘굿바이 나이스&빅’으로 명명했다.

이날 은퇴식을 맞아 KIA 투수들은 서재응의 이름과 등번호 26번, 야수들은 ‘23번 최희섭’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2009년 우승 당시 입었던 유니폼의 디자인 그대로였다. 주인공인 서재응과 최희섭은 금색 로고가 박힌 특별 유니폼을 입고 팬들 앞에 섰다. 서재응은 “2009년 우승 당시 팀에 기여하진 못했지만, 엔트리에 포함돼 우승했다는 자체로 기쁘다. 유니폼을 입어 보니 기분 좋다. 같이 뛰었던 선배님들 생각도 많이 난다”고 소감을 밝혔고, 최희섭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목표가 KIA의 10번째 우승이었다. 가장 좋은 기억이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서재응과 최희섭은 준비된 차량을 타고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팬들은 KIA 로고가 새겨진 손수건을 흔들며 배웅했다. 양 팀 선수단이 도열해 축하를 보냈다. KIA 관계자는 “눈물이 날 것 같다”고 했다. 잠시 후 최희섭이 마운드에, 서재응이 타석에 섰다. ‘좌투수’ 최희섭이 던진 공을 ‘우타자’ 서재응이 받아쳤다.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어 선수들의 가족과 양 팀 주장(KIA 이범호·한화 정근우) 등이 꽃다발을, 양현종이 선수단 상조회비로 직접 제작한 공로패를 전달했다. KIA 김기태 감독은 둘의 유니폼이 담긴 액자를, 허영택 단장은 황금글러브를 선물했다. 김 감독은 “대단했던 선수들이다. 후배들이 많이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이거즈 키드’인 서재응과 최희섭에게 고향 팀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둘에게 ‘타이거즈’의 의미를 물었다. 최희섭은 “타이거즈는 꿈이다. 선배님들을 보면서 꼭 타이거즈에서 뛰겠다고 생각했다. ML를 꿈꾸기도 했지만 타이거즈는 내 꿈이었다. 타이거즈를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재응은 “어릴 때부터 야구를 하면서 내가 갈 곳은 무조건 타이거즈라고 생각하고 야구했다. 타이거즈는 내게 삶의 길이다. 타이거즈에 입단해야 야구선수로서 길을 걸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타이거즈는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이었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날 KIA는 은퇴식을 빛내기 위해 총력전을 폈다. 13명의 최희섭(야수)과 6명의 서재응(투수)이 그라운드를 밟으며 8-7로 승리했다. 42세2일로 우완투수로는 역대 최고령 선발등판 기록을 세운 최영필은 한화 시절이던 2010년 8월 20일 대전 SK전 이후 2095일만에 선발등판해 베테랑으로서 책무를 다했다. 경기 후 서재응과 최희섭은 유니폼을 반납하며 눈물을 보여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김 감독은 “서재응과 최희섭의 은퇴식이 있는 날 승리할 수 있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광주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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