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포 친 타자가 1루주자 추월? 류중일 감독의 야구규칙 호기심

입력 2016-05-3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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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류중일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주자 만루에 홈런을 친 타자가 1루 주자를 추월하면 어떻게 되겠노?”

삼성 류중일 감독은 29일 문학 SK전에 앞서 취재진과 대화 도중 한 가지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전날 4개나 터진 홈런을 보다 문득 궁금증이 생겨 구단 기록원인 운영팀 이준민 대리에게 이 같은 질문을 했다. 이 대리도 확답을 못하자, 심판진에 문의해서 정확한 규칙을 알아오라는 ‘미션’도 줬다.

야구규칙은 방대하다. 수많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만큼, 감독이나 코치, 선수들도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때론 심판들도 룰 적용을 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할 때가 있다. 이 때문에 ‘4심 합의’ 등을 통해 결론이 나는 경우도 많다.

류 감독이 호기심을 가졌던 부분은 야구규칙 7.08[주자아웃]으로 알 수 있다. (h)항에는 후위주자가 아웃되지 않은 선행주자를 앞질렀을 경우, 후위주자가 아웃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주석을 통해 홈런 상황에서도 적용된다고 해석해 놨다. ‘볼 인 플레이 중에 발생한 일(악송구, 홈런 또는 펜스 밖으로 나간 페어 히트)로 주자에게 안전진루권이 주어졌을 경우에도 이 항은 적용된다’고 명시돼 있다.

류 감독은 1루 주자가 태그업을 시도할 경우 이런 상황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타자는 추월 순간 아웃이 되고, 기존 주자들의 안전진루권은 인정돼 3타점 단타로 처리된다. 류 감독은 “나도 선수 때 홈런치고 좋아서 앞지를 뻔한 적이 있었다. 규칙이란 게 참 복잡하면서 재미있다. 선수들한테도 캠프 때 시험을 보는 등 규칙을 공부시킨다”며 웃었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도 같은 상황이 발생한 적이 있다. 10일(한국시간) 마이애미 포수 J.T.리얼무토는 밀워키와의 홈경기에서 1루 주자 마르셀 오주나를 추월하는 바람에 비디오 판독 끝에 홈런을 빼앗겼다. 당시 오주나는 깊지만 홈런이 불확실한 타구에 1루에서 태그업 동작을 준비했고, 리얼무토는 이를 지나쳐 버렸다. 리얼무토 역시 세상에서 가장 큰 ‘단타’를 날리고 물러났다.

문학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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