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출연 문소리, ‘아가씨’ 숨은 조력자

입력 2016-05-31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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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가씨’에 출연한 문소리. 사진제공|용필름

네 장면에서 주연급 존재감
가인·정서경도 완성도 일조

영화 ‘아가씨’의 완성도에 기여한 조력자들이 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김민희와 하정우 등 주연배우와 박찬욱 감독 등에 가려 덜 주목받지만 지나치기 어려운 실력자들이다.

‘아가씨’에서 빼놓기 어려운 핵심 조력자는 배우 문소리와 가수 가인, 그리고 원작소설을 각색해 시나리오로 옮긴 정서경 작가다. 이들은 적재적소의 활약으로 영화의 빈틈을 채웠다.

먼저 문소리는 특별출연으로 네 장면에 등장하지만 존재감은 주연배우 이상이다. 김민희가 맡은 아가씨의 마지막 혈육인 이모 역을 맡은 그는 남편(조진웅)에 억눌린 인물을 특유의 기묘한 분위기로 그려냈다. 그에게 역할을 맡긴 것은 박찬욱 감독의 ‘고집’이기도 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만신’에서 문소리의 소름 돋는 연기를 보고 어떻게든 꼭 모시고 싶었다”는 감독의 바람에 문소리는 연기로 답했다.

가수 가인은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엔딩 삽입곡을 불렀다. 화려한 무대에 주력해온 그는 1930년대 두 여성의 사랑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노래로 기존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드러낸다. 그가 부른 삽입곡 ‘임이 오는 소리’는 1970년대 작곡가 이필원의 원곡을 윤종신이 리메이크한 노래다. 신인가수 민서와 듀엣으로 이 곡을 부르면서 영화의 두 주인공인 김민희와 김태리의 사랑을 노래로 대변한다.

정서경 작가의 활약도 빼놓기 어렵다. ‘아가씨’는 영국 소설 ‘핑거 스미스’가 원작이다. 소설을 각색하는 영화가 대부분 원작의 큰 줄기를 따르지만 ‘아가씨’는 전혀 다른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시나리오를 접한 원작 작가 사라 워터스가 ‘내 작품과는 다르다’고 밝힐 정도로 차이가 뚜렷하다.

원작의 틀에서 새로운 이야기까지 창조한 작업은 정서경 작가의 몫이다. 박찬욱 감독과 시나리오를 함께 작업한 정 작가는 동성의 사랑을 파격적으로 그려내 관객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인다. 사실 정 작가는 박 감독과 ‘2인1조’에 가까운 호흡을 자랑하는 인물. 2005년 ‘친절한 금자씨’를 시작으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박쥐’에 이어 이번 ‘아가씨’까지 총 4편을 함께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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