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성-이정재(오른쪽). 사진|동아닷컴DB·스포츠동아DB
1인 기획사 넘어 영역 확장 시도
‘스타 빼가기’ 업계 혼란 우려도
연예기획사를 설립한 톱스타들이 적극적인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단순히 1인 기획사 형태에만 머물지 않고 동료 연예인들을 영입해 회사의 규모를 키우는 한편 장기적으로 드라마나 영화 제작까지 시도하려는 광범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 배우 이정재(사진 오른쪽)와 정우성은 연예기획사 아티스트컴퍼니를 설립했다. 이들은 합작에 나서면서 “동료 배우를 영입하고 재능 있는 신인을 발굴할 계획”이라며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춘 회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들 외에도 비슷한 행보를 택하는 톱스타들은 더 있다. 8월 말 현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마무리하는 또 다른 배우는 자신의 이름으로 기획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1인 기획사에 그치지 않고 여러 연예인을 영입하는 등 규모를 키우는 전략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스타들이 잇따라 자신의 이름을 내건 회사 설립에 나서는 배경에는 최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 움직임을 무시하기 어렵다. 특히 ‘큰 손’으로 떠오른 중국 자본이 국내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스타들 역시 자신의 계획을 실현할 다양한 기회를 노리고 있다. 동시에 한류 콘텐츠에 대한 기대로 관련 업계를 향한 국내 기업들의 투자 역시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띄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연예계의 시선은 ‘복잡’하다. 긍정론과 부정론이 교차한다.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한 스타들이 연기 등 본래의 영역에서 벗어나 회사 운영이나 제작 등에 눈을 돌리는 일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스타 오너’가 동료 배우들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자칫 관련 업계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시선도 상당하다. 이미 매니지먼트사들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소속 배우 단속’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10여명의 배우가 소속된 한 매니지먼트사의 대표는 “친한 배우들끼리 사적으로 만나 의견을 나누면서 소속 연기자가 계약을 끝내기도 전에 이탈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봐왔다”며 “요즘은 스타들이 더 적극적으로 배우를 영입하려 해 회사 입장에서는 긴장을 놓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