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를 향해 뛴다!] 뇌 과학 접목한 고도의 심리훈련…금빛총성, 0.1%의 흔들림도 없다

입력 2016-06-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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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총 황제’ 진종오(왼쪽)와 여자권총의 간판 김장미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두 선수는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도 금빛 총성을 울렸다. 스포츠동아DB

■ 31. 사격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역대 대회들과 다르게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각 종목 경기단체는 리우에서 선수들의 경기력 안정을 위해 위험과 질병에 대응하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또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대한민국은 금메달 10개 이상 회득, 종합순위 10위 이내 진입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그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등 주요 기관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선 유도, 양궁, 펜싱, 태권도뿐 아니라 사격도 한국의 가장 강력한 메달 획득 종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림픽에서 사격은 육상과 수영 다음으로 많은 메달이 걸린 종목이며, 한국사격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비롯한 주요 국제종합대회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선사한 효자종목이다.

올림픽 사격은 공기총과 화약총, 소총과 권총으로 나뉘는 종목의 특성상 고도의 심리조절능력이 요구된다. 게다가 사격은 빛, 소리, 바람(화약총) 등 환경의 변화와 불안, 집중력 등 심리적 요인에 의해 결과가 판이하게 바뀌는 매우 예민한 스포츠다. 2012년부터 결선 서바이벌 방식(1명씩 탈락)이 도입되면서 보는 이의 심장을 조이는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사격선수들은 말로 설명하기 힘든 심리적 부담과 불안감 속에 경기를 치르고 있다.

리우올림픽에서 한국사격은 9개 종목에 18명의 선수들을 출전시키는데, 그동안 한국사격의 선전에는 국민적 응원과 여러 지원책도 큰 힘이 됐지만 국가대표선수들의 부단한 노력과 강인한 정신력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권총 황제’ 진종오(37·kt)와 여자권총의 간판 김장미(24·우리은행)는 리우에서도 2012런던올림픽의 영광을 재현할 한국사격의 대들보로 손색없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경기 도중 위기대처능력이 매우 뛰어난 진종오는 2014년 그라나다 세계선수권대회와 2015년 포트베닝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줄곧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김장미도 2014인천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포함해 여러 세계대회에서 안정적인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진종오는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능력과 고도의 집중력이 강점이며, 김장미는 경기 전후 세심한 자기관리와 안정된 심리가 돋보인다.

런던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남자 50m 소총 3자세와 50m 소총복사의 김종현(31·창원시청), 남자 25m 속사권총의 김준홍(26·KB국민은행)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종현은 착한 성품과 성실한 훈련자세, 경기에서의 인내력을 두루 갖췄다. 사격선수로서 안정적 심리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런던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만큼 리우에선 금메달이 기대되는 후보다. 김준홍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남자 25m 속사권총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2관왕에 오른 데 이어 지난해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에선 남자 25m 속사권총 비공인 세계신기록(38점)을 수립했다. 겸손하고 밝은 성격을 갖고 있으며, 매사에 긍정적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나서는 것이 강점이다. 이밖에 곽정혜(30), 김은혜(29·이상 IBK기업은행), 황성은(23·부산시청)도 여자 공기권총과 소총에서 깜짝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사격국가대표선수들은 한국스포츠개발원(KISS)의 스포츠과학 지원을 통해 경기상황에서의 심리 극복 방법, 불안과 긴장에 대응하는 심리적 안정화 방안 등의 노하우를 체득하고 있다. 사격 분야에 적용되는 스포츠과학 지원으로는 뉴로·바이오피드백의 뇌과학을 접목한 심리기술 훈련이 있으며, 격발자세의 안정성 탐색과 총구의 변화 추적 분석을 통해 한층 안정적인 타이밍을 유지하는 훈련을 지속하고 있다.

비록 이번 올림픽이 브라질 현지의 질병과 치안불안이라는 위험 속에 치러지지만, 대한민국 스포츠의 영광을 이끌어온 사격국가대표선수들은 전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사격국가대표선수들이 지금껏 흘린 하루 1리터의 땀과 노력은 절대로 그들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 스포츠과학실 연구원 박상혁 박사.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스포츠과학실 연구원 박상혁 박사
스포츠동아·KISS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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