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박병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미네소타 박병호(30·사진)가 마침내 시즌 10호 홈런 고지를 밟았다. 박병호는 6일(한국시간) 타깃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와 홈경기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해 1-1로 맞선 3회 1점홈런을 터뜨렸다. 이로써 박병호는 최희섭(은퇴), 추신수(텍사스), 강정호(피츠버그)에 이어 한국인 4번째로 메이저리그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5월14일 클리블랜드전 2홈런 이후 19경기 만에 터져 나온 한 방이라 의미가 각별하다.
홈런을 치지 못하는 동안, 박병호는 장타율과 타율이 급감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이 시속 150km 이상 강속구와 몸쪽 공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박병호의 약점을 파고들었던 것이다. 5월16일 클리블랜드전 직후 타율 0.257, 장타율 0.581이었는데, 6일 시점에서 타율 0.217 장타율 0.464로 하락했다.
스스로도 당황스러워할 정도로 타격 슬럼프가 길어지자 박병호는 필사적으로 대응했다. 타격폼을 간결하게 바꿔 강속구 대처능력을 키우려고 노력했다. 그 영향인지 3일 탬파베이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 3안타 경기를 해냈고, 6일 타깃필드 좌측 외야관중석 2층까지 날아가는 홈런을 터뜨렸다. 탬파베이 좌완선발 드루 스마일리로부터 비거리 123.1m짜리 초대형홈런을 뽑아냈다.
이로써 박병호가 친 10개 홈런의 평균 비거리는 127.8m에 달한다. 이 중 400피트(122m) 이상 날아간 홈런이 8방이다. 작은 구장에서 살짝 넘어간 행운의 홈런이 없다는 얘기다. ‘걸리면 넘어 간다’는 탈아시아적 파워를 입증했다.
그러나 이날 박병호의 홈런은 119km짜리 슬라이더를 공략한 것이었다. 1회 스마일리의 직구 3개에 삼진을 당했고, 4회는 포수 파울플라이였다. 특히 6회는 탬파베이가 3번 조 마우어를 고의4구로 거르고 박병호를 택하는 수모를 맛봤다. 4-4로 맞선 2사 1·2루에서 박병호는 좌완투수 에라스모 라미레스의 153km 직구에 또 삼진을 당했다. 8회에도 2루수 뜬공으로 아웃된 박병호는 5타수 1홈런으로 경기를 마쳤고, 미네소타는 5-7로 패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