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투어가 2주 연속 제주에서 우승자를 가린다. 10일 개막하는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시즌 5승과 3승에 도전하는 박성현(왼쪽)과 장수연. 사진제공|KLPGA
장수연 대항마…이소영·이효린 복병
강풍과 빗줄기 속에서 더 치열했던 여자골퍼들의 우승 경쟁이 제2탄에 돌입한다. 2주 연속 제주의 칼바람을 상대로 치러지는 시즌 열세 번째 우승트로피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몸도 마음도 지쳤다. 비바람 속에서 치른 롯데칸타타 여자오픈은 여자골퍼들을 두 배로 힘들게 했다. 그러나 우승을 향한 각오는 더 강해졌다.
KLPGA 투어는 10일부터 제주도 제주시 엘리시안 골프장(파72)에서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7억원·우승상금 1억4000만원)을 개최한다. 올 시즌 제주도에서 열리는 세 번째 대회. 앞서 두 번의 대회에서 모두 예상 밖의 우승자가 탄생했다. 4월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는 장수연(22)이 데뷔 첫 우승을 쏘아 올렸고, 5일 끝난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는 박성원(23)이 역시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변수는 날씨였다. 롯데마트여자오픈 때는 첫날부터 내린 비와 안개가 선수들을 힘들게 했다. 경기가 몇 시간씩 지연되면서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는 강풍이 괴롭혔다. 공을 똑바로 날리기 힘들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면서 집중력과 인내심을 시험했다.
다행히 이번 주는 기상악화로 인한 어려움은 없을 전망이다. 주말 내내 포근한 날씨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보가 나와 있다. 예상대로 좋은 날씨가 이어질 경우 강자들의 우승에 힘이 실린다. 무엇보다 아직 제주도에서 우승의 맛을 보지 못한 박성현(23·넵스)의 활약에 관심이 쏠린다. 박성현은 지난 시즌 3승, 올해 4승을 기록 중이지만 아직 제주도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관건은 흐트러진 드라이브샷의 회복이다. 롯데칸타타여자오픈 1라운드 때 18번홀과 1번홀에서 연속으로 OB를 내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지만, 마음껏 장타를 뿜어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특히 대회가 열리는 엘리시안 골프장은 도그레그(좌우로 휘어지는) 홀이 많아 티샷이 정교해야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박성현은 2014년 처음 출전해 예선탈락, 지난해에는 공동 19위를 기록했다. 1라운드 경쟁자는 장수연, 박성원이다. 10일 오전 8시40분 티오프한다.
박성현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른 장수연은 1∼2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침착했다. 그는 “최근 (박성현과) 함께 경기하면서 쇼트게임이나 위기관리 능력 등 많은 것을 배웠다. 경쟁보다는 내 경기에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1라운드를 준비했다.
앞서 두 번의 제주도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자가 탄생했듯 이번에도 돌풍의 주인공이 등장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아직 우승이 없는 루키 이소영(19)과 이효린(19) 등이 주목을 끈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중국여자프로골프(CLPGA) 투어의 유망주 시유팅(18)이 추천선수로 출전해 KLPGA 스타들과 샷 대결을 펼친다. KLPGA 투어에서 외국선수 우승은 작년 9월 한화금융클래식(노무라 하루·일본) 이후 아직 없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