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박용택. 스포츠동아DB
LG 박용택(37)은 올해로 15년차 베테랑 타자다. 단지 오래 뛰기만 한 게 아니다. KBO리그 사상 최초 5년 연속 150안타, 역대 5명밖에 나오지 않은 개인 통산 2000안타 등 기록 달성을 위해 쉼 없이 뛰고 있다. 올 시즌에는 타석에서의 존재감이 더 커지고 있다. 특히 팀의 1번타자 고민을 덜어주면서 공격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리드오프는 많은 타석에 들어서야하는 고충을 안고 있지만 “괜찮다. 많은 타석에 들어서는 게 좋다. 또 경험이 있다보니까 젊은 선수들보다 부담도 덜하다”며 웃었다. 이러한 여유가 그의 가장 큰 강점이다. 그러나 이 여유는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의 결과다.
● 7000타석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여유
박용택은 9일까지 개인 통산 7134타석에 들어섰다. KBO리그 역대 최다 타석을 기록한 양준혁(8807타석)에 1673타석 모자란 기록이다. 그만큼 많은 경기를 뛰었고,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수백 가지의 좋은 말보다 한 번의 경험이 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그 경험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엄청난 보물이 되고 있다. 박용택도 경험의 가치를 믿는다. 그는 “7000번 넘게 타석에 섰던 경험이 많이 도움 되고 있다”며 “1번타자도 마찬가지다. 어릴 때는 나 역시 1번이 부담이었지만 지금은 이미 다 겪어본 일이라서 젊은 선수들보다는 여유가 있다. 지금은 타석에서 부담보다 자신감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 백조의 삶 “매일 치열하게 나와 싸운다!”
백조는 수면 위에서는 유유히 헤엄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면 밑 발은 쉼 없이 움직인다. 박용택도 백조와 같다. 타석에서는 여유롭지만, 그 여유를 찾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박용택은 예전에 득점권에서 적시타를 못 치면 홀로 라커룸에서 1시간 넘게 분을 삭이고서야 집에 돌아가곤 했다”며 “타격감이 좋지 않다고 생각이 들면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실내훈련장에서 피칭머신을 켜놓고 쉼 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고 귀띔했다. 절실하게 매달렸기 때문에 지금의 그가 있을 수 있었던 것이다.
박용택은 “어렸을 때는 그랬는데 지금은 그렇게까지는 안 한다”며 웃어보였지만 “이치로가 인터뷰에서 ‘난 매일 안타를 친 타석보다 못 친 타석에 대해 왜 실패를 했는지, 상대 구종은 뭐였는지, 타격 타이밍은 어땠는지를 체크한다’고 했더라. 나 역시 마찬가지다. 매일 그 싸움을 하고 있다”고 했다.
● 헤드샷 후유증에도 타석에 들어서는 용기
과정이 쉽지 않다. 박용택은 “몸이 힘든 것보다 야구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 견디기 힘들다”고 푸념했다. 심지어 최근에는 3일 수원 kt전에서 맞은 헤드샷 후유증으로 인해 남모를 마음고생도 하고 있다. 사구 공포로 타석에서 뒷걸음질치는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는 “어쩔 수 없다”며 고충도 담담히 받아들였다. “1년에 헤드샷을 두 번 맞지는 않는다”는 친한 후배인 정성훈의 응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레너드 코페트의 저서 ‘야구란 무엇인가’에서 타격의 기본 요체는 두려움에서 출발한다고 했다. 타격은 공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는 게 첫 번째 단계라는 얘기다. 박용택도 그 두려움과 매일 마주하고 있다. 헤드샷 이후에는 무의식에서 꿈틀거리는 공포가 타격을 방해하지만 묵묵히 타석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야구를 매일 더 잘 하고 싶은 간절함이 만든 용기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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