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키 크면 싱겁다고?…크나큰, 의외로 웃기는 아이돌

입력 2016-06-12 23: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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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나큰, 사진|YNB엔터테인먼트

아이돌 가수들에게 '웃기다'라고 말하면 이상할지 모르겠지만, 크나큰의 다섯 멤버는 확실히 웃긴 구석이 있다.

첫 만남은 밋밋하고 싱거운 느낌으로 시작됐다. ‘키 큰 사람은 싱겁다는 옛말이 틀리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 것도 잠시, 시간이 지나고 첫 대면의 어색함이 사라지자 크나큰 멤버들과의 대화는 웃음이 멈출 줄을 몰랐다.

유진이 "우리를 어려워하시는 분이 많은데, 우리는 완전 동네 형, 오빠 스타일이다"라고 말한 이유가 납득이 갔다.

미니앨범 'AWAKE'의 발매를 기념하기 위해 진행된 인터뷰였으나, 앨범의 외적인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이루어졌고, 또 앨범에 관해서는 이미 비슷한 내용들이 많이 공개된 관계로 본 기사에서는 크나큰의 이런 새로운 모습을 확인하는데 집중하고자 한다.

크나큰은 살짝, 정말 미세하지만, 자신들의 예능감을 보여준 적이 있다. 바로 Mnet ‘음악의 신2’에 멤버 승준이 카메오로 출연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크나큰 승준, 사진|YNB엔터테인먼트


당시 승준은 임도혁의 립싱크 가수로 등장해 “신인이라서 이런 쓰레기 같은 역할도 해야 되거든요”라는 짧은 대사를 남기고 사라졌었다.

뭔가를 보여주기엔 너무 짧은 출연이었지만, 열심히 임도혁의 립싱크를 하며 “쓰레기”라고 힘을 줘 말하는 승준의 모습은 무대 위 모델이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의외였다.

당시 상황에 대해 승준은 “정말 좋아하던 프로그램이다. 원래 ‘방송의 적’, ‘음악의 신’ 같은 프로그램을 굉장히 좋아한다. 이상민 선배님이 진짜 재미밌다. 덕분에 내내 웃으며 촬영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승준은 “사실 처음 대사는 훨씬 더 강도가 셌다. 작가 분들이 스케치북을 들고 있는데, 내가 저 대사를 해도 되나 싶었다. 그래서 ‘쓰레기 같은 역할’로 바꾼 거다”라고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었다.

비록 ‘음악의 신’에서는 정말 ‘신인이라서’ 본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누자 승준은 금세 엉뚱한 면모를 발휘했다.

키가 큰 비결을 알려달라고 하자 승준은 “부모님이 두 분 다 키가 작은데 나만 컸다. 학교 다닐 때 우유 급식이 남으면 그 우유를 다 내가 마셨다. 또 멸치를 많이 먹었고, 잠을 많이 잤다. 지렁이즙도 마셨다. 몸에 좋다고 하면 다 먹는다. 깎은 손톱이 몸에 좋다하면 그것도 먹을 것 같다”라고 과감한 식성을 드러냈다.

크나큰 유진, 사진|YNB엔터테인먼트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멤버들이 꼽은 가장 몸이 허약한 사람이 승준으로, 승준은 “과다복용해서 내성이 생긴 거 같다”라며 웃었다.

게다가 승준은 “그리고 어깨를 굽고 다니면 키가 크는 것 같다. 키 큰 사람을 보면 대부분 구부정하시지 않나”라고 획기적인 키 크는 방법을 추천했고, 이에 다른 멤버들이 급히 “키카 커서 어깨가 굽은 거다. 어깨가 굽어서 키가 큰 게 아니다”라고 수정하기도 했다.

엉뚱한 모습은 승준만이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키가 큰 비결로 멸치를 꼽은 인성과 희준은 갑자기 “이정도면 우리 멸치 홍보대사 해야 되는 거 아니냐?”라며 홍보대사 자리에 욕심을 냈고, 실제로 충남 보령에 ‘황금 멸치 홍보대사’가 있는 것을 확인하자 환호성과 함께 “꼭 우리를 써 달라”라고 강조했다.

또 리더 지훈은 리더의 역할을 묻자 “안무 맞출 때 말고는 딱히 하는 게 없다. 뭔가 결정할 일이 있으면 다 가위바위보로 정한다”라고 ‘바지 리더’임을 털어놓았고, 유진은 “박재범 선배님을 너무 좋아해서 혼자 쇼케이스에 가서 춤을 추고 논 적이 있다. 근데 그게 카메라에 찍혀서 멤버들한테 들킨 적이 있다”라고 독특한 에피소드를 밝히기도 했다.

크나큰은 향후 계획도 남달랐다. FNC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 출신이자 수준급의 기타실력을 지니고 있는 희준이 있는 만큼, 밴드 콘셉트의 곡을 내보는 것이 어떠냐고 묻자 지훈은 “나는 하모니카를 잘 부르고 싶어서 직접 사서 연습한 적이 있다”라고 하모니카 포지션에 욕심을 드러냈다.

크나큰 인성, 사진|YNB엔터테인먼트


이어 지훈은 “근데 처음에 살 때 코드를 G코드로 사서, C코드 하모니카를 다시 샀다. 지금은 창고에 두고 호신용으로 쓴다. 얘기하다보니 다시 해보고 싶어졌다. 숙소 가면 꺼내봐야겠다”라고 하모니카에 대해 잃어버렸던 의욕을 다시 불살랐다.

드럼은 치고 싶다고 밝힌 유진은 “내가 박자가 빠르다. 박자감이 없는 건 아닌데, 정확한 박자로 빠르게 간다. 성격이 급해서 그런 거 같다”라고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를 특기를 자랑했다.

기타와 드럼, 건반, 그리고 하모니카로 구성된 ‘크나큰 밴드’는 멋 훗날 가능한 이야기이고, 지금 당장은 크나큰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시기이다.

게다가 최근 가요계는 걸그룹이 보이그룹에 비해 차트에서 큰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아 신인그룹 크나큰에게는 더욱 쉽지 않은 여정이 되고 있다.

이에 승준과 인성은 “우리도 콘셉트가 확실하고 누구나 듣기 좋아하는 그럼 음악을 하고 싶다. 우리만의 남성미와 대중적인 음악을 들려주겠다”라며 “우리 크나큰 앞으로도 열심히 하고 발전하는 모습 보여 주겠다. 입덕 많이 해달라”라고 크나큰만의 남성미를 강조했다.

크나큰 지훈, 사진|YNB엔터테인먼트


본격적으로 여심 공략에 나서는 크나큰이지만 스스로도 혈기왕성한 청춘들인 만큼, 혹여 좋아하는 걸그룹이 있는지를 묻자 승준은 곧바로, 망설임 없이 “저는 걸그룹보다 에일리 선배님처럼 노래 잘하는 솔로가수가 좋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같은 회사 선배인 베스티가 먼저 나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묻자 나머지 멤버들은 “우리는 당연히 베스티...”라고 뒤늦게 베스티를 선택했다.

결국 에일리를 외쳤던 승준은 급히 “우리는 걸그룹 보다 보이그룹을 많이 본다”라고 수습에 들어갔고, 인성은 “비스트, 투피엠 선배들 영상을 공부하기 위해 많이 본다”라고 거들었다.

특히 실제로도 비스트의 광팬이라고 밝힌 인성은 “중학교 3때부터 지켜본 선배들이고, 우리에겐 진짜 연예인 같은 분들이다. 최근에 다섯 명이 선 무대를 봤는데 정말 마음이 아팠다”라고 절절한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크나큰 희준, 사진|YNB엔터테인먼트


앞으로 비스트 못지않은 보이그룹으로 성장하겠다고 각오를 다진 크나큰은 “우리를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래서 소통하는 방송을 많이 하려한다. 우리가 알고 보면 완전 동네 형, 오빠 스타일이다”라고 좀 더 편안하게 팬들에게 다가갈 것을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사적인 것도 괜찮으니 어떤 것이라도 말해보라고 물으니 인성은 “군대있는 친구 규태야 연예인을 꿈꾸다가 입대를 했는데, 군대 갔다 와서 내가 잘되면 이끌어줄 테니, 함께 힘내자”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여담으로 이와 똑같은 질문을 해서 정말로 친구에게 사적인 메시지를 남긴 아이돌은 크나큰이 처음이다. 이들의 메시지가 꼭 전해졌으면 한다.)

또 유진도 “2년 동안 아무것도 안 받고 노래를 가르쳐준 선생님이 있다. 선생님이 아니라 보스라고 부른다. 보스, 2년 동안 아무런 대가없이 나를 사람으로 만들어줘서 감사하다. 약속한건 꼭 지키겠다”라며 “그분이 없었다면 내가 음악을 못 했을 거다. 그나마 사람답게 노래를 부를 수 있게 해줬다. 내가 잘되면 벽만 한 TV를 사주기로 했다”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크나큰, 사진|YNB엔터테인먼트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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