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북치고 장구치고’ 백업포수 박세혁의 반란

입력 2016-06-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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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박세혁. 스포츠동아DB

6회 KIA 임준혁 상대 2타점 적시타
3-5 쫓기던 7회…이호신 도루 저지
“자신있게 스윙하라는 조언이 큰 힘”

두산은 2일 마산 NC전에서 3-4로 패했다. 패배보다 더 쓰라렸던 것은 대체불가능으로 여겨졌던 포수 양의지(29)가 다친 것이었다. 2회 2루로 귀루하다 왼쪽 발목을 삐었다. 3일 잠실 SK전부터 양의지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선수인 만큼 철저하게 보호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워낙 많이 이겨놓아 여유가 있다고 봐서 가능한 포석이었다.

두산 내부적으로도 양의지가 없는 기간을 ‘고비’라고 여겼다. 일정 부분은 패배를 감수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두산은 15일까지 양의지 없는 11경기에서 9승2패를 거뒀다. 박세혁은 이 기간 모든 이닝 포수를 맡았다. 2위 NC가 11연승을 하는 등 6월 무패를 가고 있어 가려졌을 뿐 가공할 승률이다. 6월을 잘 버티는 덕분에 두산이 승률 7할을 넘는 고공비행을 할 수 있었다.

기대 이상의 안정감을 보여준 백업포수 박세혁(26)의 공로를 가볍게 볼 수 없다. 원래 공격형 포수로서 기대 받았던 박세혁은 14일까지 타율이 0.167에 불과했다. 홈런은 1개도 없었고, 장타율은 0.183이었다. 두산 타선이 원체 잘 나가고 있었지만 박세혁은 박철우 타격코치의 몇 안 되는 근심이었다. 특히 박세혁이 박 코치의 친아들이라 애타는 마음은 남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15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전에서 만큼은 타격에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해냈다. 두산이 3-2로 역전한 6회초 1사 1·2루에서 등장한 8번타자 박세혁은 KIA 선발 임준혁을 강판시키는 우중간 2루타를 터뜨렸다. 주자 두 명이 모두 들어왔다. 5-3 으로 쫓기던 7회말에는 KIA 이호신의 2루 도루를 정확한 송구로 잡아냈다. 박세혁이 공수에 걸쳐서 활약한 데 힘입어 두산은 7-4로 이겼다.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6이닝 3실점)는 솔로홈런 3방을 맞고도 시즌 9승(2패)을 안아 다승 단독 1위가 됐다.

박세혁은 “김태형 감독님과 박철우 타격코치님이 자신 있게 스윙하라고 해서 큰 도움이 됐다”며 “감독님과 강인권 배터리코치님이 조언을 자주 해주신다. 양의지 선배를 평소 지켜보고 공부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다시 백업포수로 돌아갈 텐데 더 배우겠다”고 말했다.

광주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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