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마을②] 발포만호 이순신 오동나무터와 청렴광장

입력 2016-06-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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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의 청렴결백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발포만호 관아에 조성된 청렴박석 광장. 고흥(전남)|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나라의 재물, 함부로 베어갈 수 없다”

고흥은 이순신과 관련한 유명한 일화를 만들어냈다. 오동나무 이야기다.

이순신이 발포만호로 재임할 당시였다. 직속상관이던 전라좌수사 성박이 군관을 보내 객사 뜰에 있는 오동나무를 베어가려 했다. 이순신은 무슨 연유인지 물었고, 거문고를 만들 욕심인 줄로 파악하고 “오동나무는 나라의 재물로, 누구도 함부로 베어갈 수 없다”며 군관을 돌려보냈다. 전라좌수사는 말을 전해 듣고 부글부글 끓어올랐지만, 틀린 말이 아니어서 끝내 베어갈 수 없었다.

이 이야기는 이순신의 청렴함과 강직함을 대변해준다. 이순신은 세 번의 파직과 두 번의 백의종군이라는 시련을 감내하고 임진왜란 중 투철한 조국애과 뛰어난 전략으로 조선을 왜적으로부터 지켜냄으로써 한민족 역사상 가장 추앙받는 인물이 됐다.

고흥 사람들은 이순신의 기개와 청렴을 기념해 발포 관아 자리에 오동나무를 심었다. 고흥군도 그 자리에 이순신의 청렴강직했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발포만호 이순신 오동나무터’와 ‘청렴광장’을 조성했다. 위인의 소중한 일화를, 단순히 흘러간 과거의 시간이 아닌 새로운 미래를 여는 창이라 인식한 것이다.

고흥군은 이순신이 수군과 인연을 처음 맺은 발포만호 부임 연도를 상징하는 1580개의 청렴박석(바닥돌)을 전 국민을 상대로 분양했다. 이를 포함해 6237개의 박석으로 어우러진 청렴박석 광장도 조성했다. 군 관계자는 “이순신의 청렴정신을 따르고자 외부 용역 없이 군청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최대한 검소하고 소박하게 만들었다”고 귀띔했다. 앞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청렴 순례지로 그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고흥(전남) |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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