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날씨·의상 하나에도 의미가…‘환상의 빛’의 디테일

입력 2016-07-11 10: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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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데뷔작 ‘환상의 빛’ 측이 섬세한 연출이 돋보이는 미공개 스틸과 함께 제작 비하인드 3탄을 공개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계절이 바뀌듯 서서히 변화하는 공간, 날씨, 의상 등을 통해 주인공 ‘유미코’의 심리 상태를 드러낸다. 남편 ‘이쿠오’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깊은 어둠의 시간을 보낸 ‘유미코’는 그와의 추억이 담긴 도시를 떠나 자그마한 바닷마을로 오게 된다. 그녀가 처음 바닷마을에 온 것은 겨울. 그리고 봄, 여름, 가을, 서서히 계절은 흘러가고, ‘유미코’는 다시금 행복한 일상을 되찾는 듯 하다.

하지만 상실의 아픔은 불쑥불쑥 일상을 파고든다. 이처럼 ‘환상의 빛’은 뚜렷한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대신, 서서히 물드는 자연풍광으로 상실의 시간을 표현해낸다. 또한 시종 검고 어두운 계열의 의상만을 입는 ‘유미코’의 모습에서 그녀의 상처가 아직 치유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영화에 말미에 이르러서야 “좋은 계절이 왔어”라는 대사와 함께 ‘유미코’가 흰 옷을 입고 등장한다. 이 장면은 관객들이 꼽는 명장면 중 하나로 따뜻한 위로의 손길이 담겨있다.

영화 ‘환상의 빛’은 가족, 상실, 그리고 남겨진 사람의 이야기로 우리의 마음을 울려온 ‘고레에다 히로카즈 클래식’의 첫 번째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선사하며 신드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절찬리 상영 중.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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