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후반기 출발선에 선 10개 구단 직설분석

입력 2016-07-1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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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LG트윈스

‘RESTART!’ 2016 KBO리그가 후반기 진정한 순위 싸움에 돌입한다. 1위 두산부터 10위 kt까지 각기 다른 목표가 분명하다. 1위 두산은 1위를 지키며 한국시리즈 직행과 2연패를 위한 새 출발을 한다. 2위 NC는 1위 추격 및 탈환에 대한 집념이 크다. 3위 넥센은 전반기 대성공을 거뒀지만 구단이 어수선하다. 4위 SK부터 5위 롯데, 6위 KIA, 7위 한화, 8위 LG, 9위 삼성, 10위 kt까지 무려 7개 팀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팀 운명을 건다. 갖추고 있는 전력과 강점, 그리고 위험요소는 제각각이다. 부상과 사건사고는 무시무시한 암초다. 19일 후반기 레이스를 시작하는 10개 팀을 3차원적 시각에서 집중 분석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1위 두산=꽃길만 걸었던 전반기

‘노경은 사태’만 제외하면 좋은 뉴스로 가득했던 전반기였다. 민병헌의 올스타전 MVP 수상은 화룡점정이었다. 지난해 우승 탄력이 고스란히 이어졌다. 선발진은 더 강력해졌고, 야수진은 더 두꺼워졌다. 상대팀들이 이미 치고 나간 두산전에 집중할 가능성이 희박한 현실에서 후반기 두산 대세론은 더욱 힘을 받을 것이다. 벌어놓은 승리가 워낙 많아 쉽게 무너질 상황이 아니다. 두산의 후반기는 헐거웠던 불펜투수들을 다양한 방향에서 실험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투타에 걸쳐 주력선수들의 관리도 필수적이다. 더스틴 니퍼트를 보유하고 있는 한, 두산은 1승이 필요할 때 그 어느 팀보다 유리하다. 두산 김태형 감독의 선수단 장악과 게임 운영 능력은 갈수록 원숙해지고 있다. 어느덧 사람들은 ‘두산은 우승이 아니면 실패’라고 보고 있다.


!=지금의 두산은 정점이 아니라 서막일지도…

?=이제 어지간히 잘하지 않는 한, 못한 게 된다.

NC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2위 NC=두산 뛰어넘을 수 있을까

NC는 1위 두산에 4.5게임차 뒤진 채 전반기를 마쳤다. 아직은 1군 4년차 아기공룡이 경험과 실력을 두루 갖춘 곰구단을 넘어서는 게 쉽진 않아 보이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승차는 아니다. 마운드 키플레이어는 에릭 해커다. 해커는 팔꿈치 통증으로 전반기 내내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동안 정수민이 그의 빈 자리를 메웠고, 재크 스튜어트와 이재학, 이민호 등이 팀을 위해 선발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등판했다. 이제는 해커가 이들을 위해 공을 던질 차례다. 나성범~에릭 테임즈~박석민~이호준으로 구성된 ‘나테이박 타선’은 여전히 무섭지만 꾸준하지 못하다. 김경문 감독은 후반기 카드로 빠른 야구를 다시 꺼내들었지만 그래도 해답은 중심타선에 있다.


!=나테이박 타선은 그래도, 여전히 무섭다!

?=아기공룡은 티라노가 될 수 있을까?

넥센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3위 넥센=아랫물 맑아도 윗물이 흐린 영웅이네

4번타자는 미국으로, 외국인 에이스는 일본으로 이사 간 넥센의 올 시즌 전망은 9위 혹은 10위였다. 그러나 넥센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3위로 전반기를 마감해 가을야구 고지의 7부능선을 넘는데 성공했다. 후반기 목표는 하위권으로 추락하지 않고 포스트시즌 무대에 오르는 것. 문제는 남은 두달 동안 추가 전력이 없다는 점이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시즌 내내 “우리는 더 돌아올 선수도 없다. 이 전력으로 올해가 끝날 때까지 버텨야하는 게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감독의 이 같은 걱정에도 이곳저곳에서 튀어나온 국내선수들이 힘들게 팀을 지탱했다. 단, 구단 안팎으로 시끄러운 잡음이 후반기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있다. 아랫물이 맑아도 윗물이 흐린 영웅이네의 버티기. 이제 59경기가 남았다.


!=신재영과 김세현, 앞뒤를 부탁해!

?=‘오너 리스크’?

SK 김용희 감독. 스포츠동아DB


4위 SK=홈런만으로 승천 가능?

SK는 전반기 KBO리그 최고의 화력을 과시했다. 때론 단순한 득점루트가 독이 되기도 했지만, 야구에서 홈런만큼 확실한 한 방은 없었다. 팀 홈런 독보적 1위(112개)의 타선은 상대에게 강력한 위협이 되고 있다. 이제 타선의 시너지 효과나 페이스 유지가 관건이다. 6월 중순 대폭적인 타순 조정으로 재미를 봤는데, 이런 식으로 빠르게 사이클의 하락세를 벗어나야만 한다. 타선의 힘에 가려져 있지만, SK의 아킬레스건은 마운드다. 에이스 김광현이 돌아올 선발진은 김광현과 켈리의 원투펀치를 제외하면 불안요소가 있다. 박종훈은 페이스가 떨어졌고, 새 외국인투수 라라는 물음표가 크다. 불펜도 불안하다. 선발과 마무리 박희수 사이를 이어줄 필승조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다.


!=홈런의 팀 SK, 펑! 펑!

?=SK 마운드가 강한 걸까?

롯데 조원우 감독. 스포츠동아DB


5위 롯데=며느리도 모르는 롯데야구, 5위를 지킬까?

내내 위태로웠지만 끝이 좋으면 다 괜찮아 보이는 법이다. 롯데의 종잡을 수 없었던 좌충우돌 행보는 전반기 5위 탈환으로 마감됐다. 제1선발 린드블럼이 리그 최악의 선발로 몰락했고, 프리에이전트(FA) 40억원에 계약한 투수 송승준은 부상 탓에 전반기 대부분을 날리다시피 했다. 아두치의 약물 퇴출 등 타선과 불펜에서도 줄곧 이탈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롯데는 휘청거려도 쓰러지지는 않았다. 박세웅 박진형 김상호 김문호 등의 잠재력이 터진 것은 최대 소득이다. 후반기는 새 외국인타자 맥스웰이 가세해 실로 오랜만에 완전체 전력으로 출발한다. 롯데는 결국 전통에 걸맞게 타선의 힘으로 전반기를 버텼다. 더 치고 올라가려면 이제 선발, 불펜진에서 힘을 내줘야 한다. 만약 투수력이 안 되면 롯데는 또 다시 익숙했던 그 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무언가 선수들의 해보려는 의지가 강렬하다.

?=롯데가 순위 경쟁의 압박감을 이겨낸 적이 있었던가?

KIA 김기태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6위 KIA=리빌딩의 마지막 퍼즐은 가을야구

KIA는 올해 가을야구가 절실하다. 리빌딩으로 신구조화를 이룬 선수단이 내년에 더 높은 곳에 위치하기 위해선 포스트시즌 진출을 통해 반드시 ‘경험’을 쌓아야만 한다. 내년 ‘진짜 승부’를 위한 ‘리허설’이 필요하다. 후반기 열쇠를 쥔 이는 윤석민. 재활 중인 그가 시간이 좀더 소요되는 선발 대신 불펜으로 복귀할 경우, 현재 팀의 최고 취약점인 불펜까지 보강할 수 있다. 지금 KIA엔 7,8회를 안정적으로 막을 힘이 가장 필요하다. 그래야만 마무리 임창용도 살아날 수 있다. 올해 확실히 감 잡은 타선과 ‘양현종-헥터-지크’ 트리오가 펼치는 수준급 선발야구가 그 밑바탕이 될 것이다. 물론 타자들이 전반기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9월 전역할 안치홍도 플러스 요인.


!=신구조화의 완성, 1~3선발 다 덤벼!

?=윤석민 보직은? 불펜은 과연…

한화 김성근 감독. 스포츠동아DB


7위 한화=과연 끝까지 행복할까요?

한화는 개막 전 우승후보로도 꼽혔지만 김성근 감독의 독특한 야구관이 팀에 투영되는 과정에서 큰 논란이 일어났고, 외국인 투수의 부진 속에 치욕의 시즌 초반을 보냈다. 그러나 점차 팀 전력의 위용이 드러나며 한화 팬들의 합창 ‘나는 행복합니다’의 함성이 더 커졌다. 한화는 특급 외국인 투수 서캠프를 교체 영입하며 변함없는 한국의 양키스의 위용을 뽐내고 냈다. 직설적으로 풍자하자면 전성기 ‘돈성’을 뛰어넘는 ‘지름신의 강림’이다. 한화 전력은 팀 연봉 1위가 보여주듯 강팀이다. 관건은 김성근 감독의 야구를 선수들이, 특히 투수들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다.


!=‘악의 제국’뺨 때린 사치 야구의 위력

?=역사적으로 신이 되려했던 인간의 최후는?

LG 양상문 감독. 스포츠동아DB


8위 LG=총체적 난국, 돌파구가 필요하다

LG는 6월 15일까지 4위였지만 한순간에 8위로 추락했다. 사실 4위도 LG가 잘 했다기보다 타 팀들이 못한 덕분(?)에 근근이 유지했던 기록이었다. 타 팀들이 실패를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전력을 재정비하는 동안 LG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가 뒤로 밀려났다. 가장 큰 문제는 선수단 구성이다. 전반기 꾸준히 경기에 나간 선수는 박용택, 루이스 히메네스, 채은성, 정성훈 정도다. 이외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타순에서 들락날락거렸다. 이미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확실한 주전 9명과 백업을 정해 팀을 체계적으로 끌고 갈 필요가 있다. 양상문 감독의 선수기용 방식도 설득력을 가져야 선수단과 벤치 사이 믿음이 회복된다.


!= 아직까지는 완전히 무너지지 않은 팀 분위기

?= ‘알파고’는 바둑돌만 있으면 되지만, ‘양파고’는 선수가 필요하다

삼성 류중일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9위 삼성=사자와 고양이의 갈림길

삼성은 전반기 치욕의 시간을 보냈다. 본의 아니게 ‘부자는 망해도 3년을 간다’가 아니라 ‘전반기도 못 버텼다’를 스스로 증명했다. 가장 큰 과는 외국인 선수 농사를 최악의 흉작으로 만든 프런트다. 특히 어려워진 살림살이 속에 목표 설정도 과대망상 수준이었다. 사업이 부도났지만 호텔 사우나 들락날락거리는 꼴이라고 할까. 후반기 삼성은 얼마나 자존심을 지켜내느냐의 싸움이다.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남아있다. 교체 외국인 투수가 과연 어떤 공을 던질 수 있을까, 프런트는 얼마나 빨리 현실을 인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그래도 ‘승짱’이 있잖아

?=삼성전자 라이온즈와 제일 라이온즈의 간극

kt 조범현 감독. 스포츠동아DB


10위 kt=지금 사춘기 맞죠?

분명 맥없이 무너지던 지난해 전반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정성껏 공들인 선수 육성과 변신이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kt는 신생팀 혜택, 외국인 선수 4명기용의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 보상선수 없는 특혜의 마지막 기회였지만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단 한명만 영입한 프런트의 행보는 여전히 답답하다. 선수관리의 큰 구멍, 상처의 치료가 아닌 봉합에만 급급한 모습 등 신생팀 kt의 2016년 전반기는 방황하는 사춘기 중학생 같다. 여전히 희망이 남아있는 포스트시즌 진출의 열쇠는 교체 외국인 투수의 실력 그리고 구단경영진의 쇄신에 달려있다.


!=3년간 공들인 리빌딩 아닌 빌딩의 성과

?=kt는 공기업 아닌 거 맞죠?

정리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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