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야 주타누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올 시즌 4승, 상금 약 4억6000만원, 세계랭킹 3위 도약
아리야 쭈타누간이 태국선수 최초로 메이저대회 챔피언이 됐다. 2주일 앞으로 다가온 리우올림픽에서도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쭈타누간은 1일(한국시간) 영국 밀턴 케인즈의 워번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3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쳐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우승했다. 역전 우승을 노렸던 이미림(25·NH투자증권)은 3타 뒤진 공동 2위(13언더파 275타)에 만족했다.
쭈타누간은 올해 가장 눈부신 성적을 기록 중이다. 3년 전 태국에서 박인비(28·KB금융그룹)에게 뼈아픈 역전패를 내줬던 새내기가 아니었다. 쭈타누간은 2013년 2월 혼다 타일랜드에서 마지막 한 홀을 남기고 3타 차 선두였지만, 18번홀에서 트리플보기를 기록하며 박인비에게 연장을 허용했고, 결국 패하면서 우승을 내준 쓰라린 경험을 안고 있다. 그동안 LPGA 투어에서도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를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5월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에서 데뷔 첫 승을 신고한 뒤, 킹스밀 챔피언십과 볼빅챔피언십까지 연속 3개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괴력을 뿜어냈다.
이번 대회에서도 쭈타누간은 대단했다. 3라운드부터 선두로 나선 쭈타누간은 이미림의 추격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4라운드에서도 경기 초반 차곡차곡 버디를 만들어내며 2위와 타수 차를 벌려 놨다. 중반이 됐을 때는 6타 차까지 벌어져 사실상 우승을 예약했다.
후반 이미림의 추격이 시작됐다. 10번홀부터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쭈타누간을 위협했다. 잠시 흔들렸다. 13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하며 1타 차까지 추격당했다. 가장 큰 위기였지만, 쭈타누간은 더 이상 무너지지 않았다. 이미림의 추격이 느슨해지자 17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다시 2타 차로 달아났다. 마지막 18번홀에서 파를 기록한 쭈타누간은 보기를 적어낸 이미림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생애 처음 메이저 우승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올 시즌 4승째, 우승상금 41만2047달러(약 4억6000만원)와 함께 세계랭킹도 리디아 고(1위), 브룩 헨더슨(2위)에 이어 3위로 뛰어오르면서 진정한 강자로 거듭났다.
이미림은 뒷심이 부족이 아쉬웠다. 1라운드에서 10타를 줄이면서 우승의 기대감을 높였지만, 그 뒤 3일 동안 3타 밖에 줄이지 못하면서 우승을 내줬다. 이날 경기에서도 가장 쉬운 홀 중 하나인 2번홀(파5)에서 보기를 쏟아내며 쭈타누간의 어깨를 가볍게 했고, 마지막 18번홀에서도 짧은 파 퍼트를 놓치면서 모 마틴(미국)에게 공동 2위를 허용했다.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이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쳐 단독 4위에 올랐고, 장하나(23)는 카리 웹(호주)과 함께 공동 5위(9언더파 279타)로 경기를 끝냈다.
LPGA 투어는 잠시 휴식에 들어간다. 리우올림픽이 끝난 뒤 8월26일 캐나다여자오픈을 시작으로 투어를 재개한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