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영화를 털다

입력 2016-08-0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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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7일 개봉해 초반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인천상륙작전’(왼쪽)과 10일 개봉하는 하정우 주연의 재난영화 ‘터널’. IBK기업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영화 관객수와 금리가 연동하는 정기예금상품을 각각 내놓아 향후 두 영화 의 흥행성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태원엔터테인먼트·어나더썬데이

■ IBK기업·KEB하나, 흥행 연계 금융상품 출시

‘인천상륙…’ ‘터널’ 예금상품
흥행성적 따라 우대금리 적용

IBK기업은행과 KEB하나은행 가운데 누가 더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했을까?

7월24일 개봉한 영화 ‘인천상륙작전’과 8월10일 개봉하는 ‘터널’을 놓고 호사가들의 관심이 크다. 두 은행은 여름 블록버스터 영화의 흥행성적과 연계한 저축상품을 최근 출시했다.

IBK기업은행은 1000억원 한도로 ‘영화 인천상륙작전통장’을 7월10일 내놓았다. 최소 가입금액은 100만원, 최대 500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1년 만기 예금상품이다.

상품의 한 종류인 중소기업금융채권의 기본금리는 연 1.28%이지만 영화 관람객이 300만 명을 넘어가면 연 1.48%, 700만 명을 돌파하면 연 1.58%의 이자를 준다. 실세금리정기예금은 기본금리가 연 1.13%지만 관객 300만 명 이상이면 연 1.33%, 700만 명 이상이면 연 1.43%의 금리를 준다. 0.2∼0.3%의 이자가 영화 흥행에 따라 더 붙는 것이다.

KEB하나은행도 ‘터널’의 관객수에 따라 최대 연 1.55%의 금리를 주는 ‘무비 정기예금’을 내놓았다. ‘터널’의 관객수가 1000만 명 미만이면 연 1.50%, 1000만 명 이상일 경우 연 1.55%의 금리다. 총 300억원 한도다. 인터넷 뱅킹 또는 스마트폰 뱅킹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서만 1인당 1계좌로 가입할 수 있다. 가입금액은 최소 100만원 이상, 최대 5000만원 이하까지다. 금리 결정의 기준이 되는 관객수는 영화 개봉 이후 9월 말까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통합 전산망 홈페이지로 집계된 총 관람객수로 산정한다.

저금리 시대인 요즘 갈 곳을 잃은 돈은 많다. 0.1%의 이자에도 돈이 무더기로 이동한다. 어떻게 목돈을 굴릴지 고민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생각해볼만한 유혹이다.

하지만 영화의 흥행은 귀신도 모른다고 한다. 작품성과 주연배우의 티켓파워, 제작사의 홍보능력이 흥행을 가름하는 중요 요소지만 변수는 더 있다. 경쟁 작품과 대중의 관심사다. 이 모든 것을 다 예측하기 어려워 영화의 성공여부를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것이다.

다행히 IBK기업은행은 그동안 영화와 좋은 인연이 많았다. 투자했던 영화가 대부분 성공했다. 2년 전에는 ‘연평해전’에 투자해 성공한 사례도 있다. 당시 손익분기점은 300만 명이었지만 500만 명을 넘어섰다. 제작비 80억원 가운데 30억원을 투자해 충분한 이익을 냈다.

흥행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주는 ‘연평해전 특판예금’도 만들었는데 고객의 반응도 좋았다. 그래서 이번에도 ‘인천상륙작전통장’을 만든 것이다. IBK기업은행이 손을 대서 대박이 났던 영화는 많다. ‘명량’ ‘국제시장’ ‘관상’ ‘군도’ ‘신의 한수’ ‘연가시’ ‘베를린’ 등도 IBK기업은행의 투자가 성공으로 이어졌다. 최고의 투자 성공은 203%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수상한 그녀’였다. 이처럼 많은 대박을 터뜨렸기에 ‘인천상륙작전’에 기대가 큰 것이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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