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만대, 기태영, 김정석, 김희정 주연의 영화 ‘한강블루스’가 9월 전격 개봉한다. 한강변에서 노숙하는 네 사람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 ‘한강블루스’는 이무영 감독의 신작으로, 동료 감독인 봉만대 감독이 주연을 맡아 제작 당시부터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방송영상콘텐츠지원 수상작으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 받기도 했다.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등 수많은 충무로 화제작들의 각본가로 유명한 이무영 감독이 직접 쓴 대본답게 수상 당시부터 탄탄한 스토리와 구성으로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는데, 부산영화제에서 영화를 미리 본 관객들 사이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영화 팬들 사이 개봉을 기다려온 작품이다.

‘한강블루스’는 한강 물에 빠져 든 초보 사제가 자신을 구해준 노숙자들의 생활에 동참하게 되면서 인간이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용서하고 화해해 나가는지를 그리는 영화이다.

노숙자 그룹의 리더로 자신이 의사였다고 말하는 허풍쟁이 알코올 중독자 장효(봉만대 분), 사제가 되기 전 사랑했던 여인의 자살로 죄책감을 느끼는 신부 명준(기태영 분), 결혼을 앞둔 딸의 소식을 접하고도 먼 발치에서 그저 바라볼 뿐인 트랜스젠더 추자(김정석 분), 아무도 몰래 뱃속의 아이를 품고 있는 소녀 마리아(김희정 분)가 한 가족처럼 한강변에서 동거를 시작하면서 각자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게 된다. 영화는 길 위에 사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하지만, 가슴 속 몽우리 하나씩 품고 사는 우리 모두의 삶을 위로하며 묵직한 감동을 자아낸다.

특히 ‘한강블루스’는 문제적 감독과 화제의 배우가 만나 더욱 기대를 불러 일으킨다. 시나리오 작가이자 팝 칼럼리스트, 방송인으로 유명한 이무영 감독은 네 번째 연출작인 ‘한강블루스’를 통해서도 그가 늘 그랬듯이 주류에서 벗어나 있는 소수자들을 통해 인간을 이야기 한다.

아버지를 납치해 돈을 뜯어내려는 호래자식(휴머니스트), 남편을 두고 다른 여자와 바람 피우는 아내(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 마약에 찌든 록커(아버지와 마리와 나), 그리고 ‘한강블루스’의 노숙자들까지 그의 영화 속 주인공은 어딘가 괴팍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이지만, 그 가운데 인간애를 말한다.

여기에 최근 라디오 DJ와 예능 프로그램 활약으로 숨겨진 끼를 발산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봉만대 감독과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유진 남편, 로희 아빠의 애칭으로 불리는 로맨틱 가이 기태영, 얼마 전 대형기획사 YG로 소속사를 옮기며 다시 한번 주목 받은 아역배우 출신의 뮤즈 김희정, 30년 연기 경력의 베테랑 감초 김정석 등의 캐스팅으로 과연 이 감독과 배우들이 어떤 시너지를 발휘했을지 궁금하게 한다.

개봉 소식과 함께 공개 된 2종의 포스터에서는 신부복을 입은 기태영, 여장을 한 김정석 배우의 모습이 눈에 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는 푸쉬킨의 시가 ‘슬픈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라는 다음 구절을 읊조리게 하며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간결하게 전달한다. 영화는 9월 개봉 예정.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